9월 27일
둘째 날입니다.
아침식사에 우리나라 음식 가운데 전 종류가 있기에 한 점 접시에 담았는데, 입에 삼키는 순간 느낌이 묘하게 옵니다.
쥐고기로 만든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생겨납니다.
닭이나 돼지 쇠고기는 아닌 게 분명합니다.
뱉어 낼 수도 없고 마지막에는 씹히는 힘줄은 더욱 힘듭니다.
비위가 좋은 저도 힘듭니다.
중국 사람들의 상술은 공격적일 만큼 적극적인 면모가 있습니다.
여기저기서 외치는 구호 소리가 시끄럽습니다.
남의 시선은 전혀 의식하지 않습니다.
우리 부스 바로 앞에는 전기기구로 뱃살을 뺀다거나 조명을 쬐어 가슴을 키우는 체험 장 혹은 선탠을 하는 장치들이 있습니다.
다른 매장에서는 또 다른 퍼포먼스를 보여줍니다. 수영복 사진을 찍기 뭣해서 이걸로 갈음 합니다.
물론 시원한 비키니 차림으로 늘씬한 모델들이 침대에 누워 있습니다.
이러니 우리 부스 앞으로 오다가도 사람들이 그 모습을 보고 바로 그리로 갑니다..흑..
하지만 사람들이 몰릴 때에는 두 여성 통역만으로 모자라 현지 본사에 연락을 취해 새벽같이 온 조선족 여성분이 한명 추가 되었습니다.
이 분은 우리나라 제주도도 몇 번 관광한 경험이 있으며, 북한 금강산도 다녀왔다 합니다.
바쁘고 힘든 통역들 사이에 번잡하게 끼기도 뭣하고 어쨌든 할 일 없이 무료하고도 피곤한 하루를 보냅니다.
하루의 일과를 마친 후, 저녁은 제가 사기로 하고 아예 불법택시인 봉고차를 탑니다.
기사에게 먹을 만한 식당에 데려 달라고 했더니, 한참 이리저리 갑니다.
내려주는 식당을 보니 그 규모가 어마어마합니다.
건물 길이가 무려 7,80m 되는 4층 건물인데 그 건물이 전체가 식당입니다.
3층인가? 올라갔는데, 손님들이 가득 차 있습니다.
여기서는 1층에 진열된 음식을 보고 주문하는 곳입니다.
새로 온 조선족 여성분이 내려가서 구경을 하라기에 일어섰는데, 건물이 하도 커서 내려가는 계단을 빙빙 돌아 한참 만에 찾았습니다.
1층에 보니 온갖 요리들이 전시되어 있을 뿐 아니라 생물들도 많습니다.
입구에는 벌집이 몇 개 놓여 있는데, 그 벌집 안에서 애벌레를 끄집어내며 요리를 하려는 참입니다.
큰 자라, 작은 자라, 거북이, 구렁이, 크고 작은 여러 종류의 물뱀, 해마, 전갈, 물방개, 매미애벌레 등등이 보이고 아주 징그럽습니다.
악어 요리도 메뉴판에 있는데, 전시품에서는 보이지 않습니다.
물론 이런 종류 보다는 처음 보는 수많은 생선과 해산물이 있습니다.
게 종류는 참으로 다양합니다.
어떤 조개 종류는 커다란 껍질보다도 삐져나온 조갯살이 몇 배나 더 큽니다.
이 식당에서는 한 사람당 찻값을 10위안씩 받습니다. 아마 자릿값인 모양입니다.
내 호주머니를 생각했음인지 아주 간소한 음식 7종류의 요리를 시켰습니다.
백주도 작은 것으로 5명이 나눠 먹었습니다.
식당 앞에는 커다란 강이 흐르는데, 휘황찬란한 조명들이 강가에 펼쳐져 있을 뿐 아니라, 불 밝힌 유람선들이 여러 척 오갑니다.
우리는 그 강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습니다.
현지 통역 여성과의 한 컷입니다. 좌측이 한족, 우측이 조선족 여성입니다.
뒷편에는 불 밝힌 유람선이 보입니다.
혼자서 찍었습니다. 어둠에 가려 주름살과 흰머리가 보이지 않으니 제가 봐도 섹시한 웃음입니다.^^;;;
식후에는 민박집 부근으로 이동하여 발마사지를 받고 하루 일과를 끝냅니다.
저는 역시 택시를 타고 숙소로 갑니다. 객실로 올라가기 전에 백주를 한 병 또 삽니다.
며칠만 더 있으면 술주정뱅이로 변할지도 모릅니다.
9월 28일
전시회 마지막 날입니다.
아무 일도 하지 못하고 있으니 더 힘듭니다.
옆 부스는 가짜 손톱을 전시하는 곳인데, 한국 부스에서도 가장 파리를 날리는 한가한 곳입니다.
한국에서 출장 온 직원은 벌써 귀국했습니다.
현지인 한족 혼자서 매장을 지키고 있습니다.
한 이틀 안면이 있어서인지, 제가 갔더니 앉으라면서 손톱을 손질해 줍니다.
스펀지 같은 것으로 문지르더니, 반대편으로 다시 문지릅니다.
손톱이 매니큐어를 바른 듯 반짝입니다. 귀국해서 여러 날이 지나도 그 상태를 유지할 정도입니다.
심심하던 차에 오가는 여성들을 닥치는 대로 잡아서 손톱에 광을 내주기 시작합니다.
새로운 손님이 오면 현지인에게 넘기고 저는 새로운 손님 손톱에 광을 냅니다.
손님이 여럿 오면 한 손톱만 광을 내주고 다음 손님으로 넘어 갑니다.
손님이 없으면 한 사람의 열 손톱을 모두 광을 내면서 호객을 합니다.
사람이 사람을 부르는 현장입니다.
닥치는 대로 그러다 보니, 한 여성의 손톱 손질을 끝내고 보니 카메라맨을 동반한 리포터입니다.
내친김에 그 여성과 카메라맨을 끌고 우리 부스로 가서 조선족 통역과 인터뷰하라고 종용도 해 봅니다.
어쨌든 한 시간 가량 손톱부스에 머물면서 얼마나 호객행위를 했던지, 이틀 반 동안 방문한 손님보다 한 시간 동안 호객해서 온 손님이 더 많습니다.
물론 금액상으로는 얼마 되지 않지만, 어느 정도 매출도 올렸습니다.
아쉽게도 네일부스가 일찍 짐을 싸는 바람에 제 즐거움도 끝이 났습니다.
짐을 싸는 동안에도 제가 호객행위를 하는 바람에 몇 번 짐을 다시 풀었습니다.
하지만 그 스펀지는 결국 다 팔렸기에 더 이상 어찌할 수도 없습니다.
어쨌든 시간은 흘러 5,6시경 무렵에는 파장입니다.
우리 부스도 짐을 쌉니다.
버스 출발 시간에 거의 맞춰 바깥으로 짐을 옮기고 수고한 현지인들과 작별 인사를 하고 헤어집니다.
룸메이트는 제게 한식을 먹으러 가자고 제의합니다.
그간 중국음식이 영 입에 맞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호텔 프런트에서 메모로 적어준 한식집은 전시장보다도 훨씬 더 먼 곳에 있습니다.
모처럼 삼겹살에 소주를 먹습니다.
중식에 비하면 그 가격이 어마어마합니다.
저야 이틀이나 발마사지를 받았지만, 룸메이트는 한 번도 받아보지 못한 탓으로 꼭 들렀으면 하는 눈치입니다.
식당에서 마사지하는 곳을 물어 보니 한식집 바로 옆 호텔 지하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전신마사지는 시간이 좀 짧아도 가격은 비쌉니다.
하지만 호기심이 동했던지 그걸로 받자고 제의 합니다.
전신마사지는 잘못 받으면 몸살을 알을 수도 있습니다.
특히 여성안마사가 할 때 조금 아파도 내색하기 어렵기도 하고 그냥 맡기다 보면, 나중에 근육통과 심하면 몸살 끼를 수반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약한 통증에 대해 마냥 수시로 엄살처럼 호소하기도 어렵지요.
전신마사지에도 다리마사지가 포함되긴 하지만, 받고 난 후에 다리의 피로는 전혀 풀리지 않습니다.
숙소로 돌아와 백주를 한 잔 더 마시면서 광주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냅니다.
내일은 아침 7시에 호텔을 나서야 합니다.
그래서 조금 일찍 자리에 듭니다.
다음날 아침 현지 시각으로 9시35분 비행기로 출발해서 오후 한시 35분 경 인천공항에 도착 합니다.
이로서 5박 6일간의 광주 미용, 화장품 박람회 참가 후기를 마칩니다.
업무 차 간 터라 관광할 시간도 없었을 뿐더러, 설혹 시간이 있었다 하더라도 말이 통하지 않으니 어찌할 도리가 없었습니다.
전시장에서 차량으로 5분 거리에는 중국에서도 유명한 짝퉁 시장이 있다는데 그마저 가보지 못했습니다.
하긴 전시장 바로 앞의 도로 건너에 있는 월수공원 조차도 가지 못했지요.
가장 가고 싶었던 곳은 기원전 1세기경의 독립 국가였던 남월의 2대왕 문제의 부장품을 전시한 서한 남월왕 박물관이었습니다.
여기에서는 1,191개의 옥 조각을 실크로 연결한 사루옥의絲縷玉衣라고 하는 옥으로 만든 옷이 유명합니다.
이외에도 기원전 113년에 세워진 광주에서도 가장 오래된 고찰로서 달마선사와 육조 혜능과도 인연이 있는 광효사와 진씨들의 가족 사당 겸 서원이라는 진가사陳家祠는 청나라 때의 건물로 1만여㎡ 부지 안에 19동의 건물이 있는 곳으로 조각 예술의 정수를 맛볼 수 있는 곳이라 합니다.
또 하나 볼거리를 들자면, 올빼미, 거북이, 뱀, 원숭이 등 진기한 동물들이 초롱초롱 눈망울을 빛내고 있는 청평시장이라는 곳입니다.
그들은 애완동물이 아니라 식재료라 합니다.
광주는 유서 깊은 도시이긴 하지만, 그 연륜에 비해 유적지가 많은 편은 아닌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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