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 미용화장품 박람회1
2006년 9월 26일부터 9월 28일 동안 3일 간에 걸쳐 중국 광동성 광주(광저우)에서 미용, 화장품 박람회가 있었습니다.
저는 행사에 갑자기 참석하게 되었는데, 9월 24일에 출발하여 29일에 귀국 하였습니다.
부스 설치와 철거 때문에 좀 더 시간적 여유를 가져야 했기 때문이지요.
우리 제품을 취급하는 심천에 근거를 둔 회사에서 주관하기로 되었으며, 우리 측에서 부담할 전시제품은 미리 보냈습니다.
2006년 9월 24일
비행기 일정 때문에 9월 24일 일요일 12시 까지 인천공항으로 나갔습니다.
요금이 좀 더 싼 중국남방항공을 이용하게 되었는데, 앞뒤 좌석이 아주 협소한데다가 제가 자리한 곳은 맨 뒷좌석이어서 등받이를 젖힐 공간이 없어서 수련하기에는 안성맞춤이었습니다.
출발은 오후 2시 35분이었는데, 공항에서 점심 식사하기가 애매해서 그냥 버티었는데, 한 시간이상 운항 이후에 기내식이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항공기를 이용한 장거리 여행을 하다보면 식사 시간이 들쭉날쭉 이어서 먹은 지 얼마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돌아서서 먹어야 하기도 하고, 때로는 이번처럼 때를 한참 놓쳐서 먹는 경우가 빈번하지요.
어쨌든 좌석이 협소한 탓으로 식사나 음료를 마시는 이외에 그야말로 3시간가량을 움쭉달싹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서 거의 수련만 했습니다.
광주에 도착해서 늦은 점심이 채 소화되기도 전에 우리는 또 저녁을 먹어야 했습니다.
여덟 명씩 않는 식탁에 초면인 한국 참여자들이 나눠 앉아서 식사를 하는데, 지난 번 장가계여행 때와는 달리 가이드 쪽에서 적극적으로 술을 서비스해 줍니다.
중국 백주는 약간은 익숙해져 있던 술이라 사양치 아니하고 양껏 즐겼습니다.
원래 화요일부터 행사가 시작되므로 월요일인 내일 일정은 오후에 시작되었기에 더 마음이 여유가 있었던 것이지요.
양이 차지 못하여 백주를 사들고 숙소로 돌아와서 룸메이트와 다시 술자리를 시작했었지요.
룸메이트는 원래 참가할 예정이었던 우리 회사 임원이 호의로 우리부스 한쪽을 내줘 박람회에 참가하게 된 사람이었습니다.
저희 회사에서는 황토, 머드팩과 관련 제품 등 몇 안 되는 제품만을 보유하고 있었기에 진열대가 충분히 여유가 있었기에 이 공간을 활용하게 한 것이지요.
원래 이 업무를 제가 잘 모르고, 다른 임원의 담당이어서 별 관여를 하지 않았으며, 우리 회사에서는 임원과 제가 같이 참석할 계획이었는데, 임원이 사정상 참석하지 못하게 됨으로서 내용을 모르는 저 혼자 참석케 되었지요.
그래서 공동 부스를 운영할 사람도 공항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이 룸메이트가 가져온 얼굴에 좋다는 화장품이 묻어 있는 하얀 거즈 마스크팩을 얼굴에 덮어 쓰고 술을 마시다 보니 절로 웃음이 나옵니다.
강권에 의해 얼굴에 덮어 쓰긴 했지만, 한 밤중에 허옇게 무언가를 얼굴에 뒤집어쓰고 마주보고 있노라면 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지요.
한 마디로 엽기적입니다.^^;;;
500ml 백주를 한 병 비우고 적당히 술기운도 오르기에 내일 일정을 위해 그만 자자고 했더니, 이 친구가 발동이 걸린 모양입니다.
다시 내려가서 한 병을 사가지고 왔습니다.
호텔편의점에 마땅한 게 없으니 안주래야 땅콩입니다.
결국 파한 시간은 현지 시각으로 새벽 5시가 넘었는데, 이 친구는 오후 두 시에 박람회장으로 출발하는 버스를 타지 못하고 아침과 점심도 거르고 자더니 결국 꺼칠한 얼굴로 나중에 택시를 타고 왔습니다.
저보다는 열 살 이상 아래지만, 초면인 룸메이트와 의기투합하여 여러 시간 술을 즐기며 나눈 대화를 생각하며 근래 수련이 조금 나아간 듯 합니다.
다른 자리에서도 초면인 사람들과 잠시 업무상 대화할 기회가 근래에 있었는데, 별달리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가운데서도 자연스레 편한 대화들이 오가게 되고 좋은 빛들이 나눠지는 듯한 느낌을 갖게 됩니다.
오버일지는 모르지만, 백년하청처럼 느껴지던 빛이 주변을 밝힌다는 표현이 조금은 와 닿습니다.
때로 어려움을 토로하는 분들에게서 그들의 밝은 미래를 감지하고 어쭙잖기는 하지만, 조언을 하는 때도 있습니다.
과거에는 속으로 생각만 하던 부분들이 상대에게 맞춰 자연스레 겉으로 술술 표현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일들이 반복될 때마다 막연하던 주변과의 조화라는 의미가 조금은 떠올려 집니다.
숙소는 남양장생주점이라는 5성급 호텔인데, 이곳저곳에 꼼꼼히 신경을 쓴 게 보입니다.
하지만 엘리베이터에는 4, 14층이 없습니다.
4자가 재수가 없다고 그래서인지, 3A, 13A 이렇게 층수가 표기 됩니다.
9월 25일
광주는 광동성의 성도 이면서 호남지방에서 제일 큰 도시입니다.
소개 난에 보면, 중부해안의 경제기지인 상하이와 함께 떠오르는 중국의 미래를 뒷받침하는 도시라 합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중국과는 별 연관이 없다고 합니다.
고대 중국인들은 광저우(廣州) 일대를 중국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으며, 광저우 사람들 또한 자신이 중국인이라고 생각지 않았다고 합니다.
적어도 진시황이 전국을 통일했던 2,200년 전까지 이곳은 독립국이었고, 본격적으로 중국의 지배하에 놓였던 것은 남송 때인 11세기경이라 합니다.
12세기말 이후 광저우는 대외무역 창구로서 그 역할을 하게 되며, 강력한 쇄국정책을 펴던 명, 청 때에도 광저우는 외국과 통상이 허용된 유일한 항구였고, 중국이 서양세력에 의해 무너지던 근세와 국공내전의 혼란기에도 그 위치는 변하지 않았다 합니다.
한편 생각에 내 것이 아니어서 내주어도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아니었나 하는 중국의 기조를 떠올려 봅니다.
광동 사투리는 같은 중국 내에서도 소통이 어려워서 TV에서 광동어가 나오면 자막이 같이 나올 정도입니다.
물론 제 생각이지만, 중국에서도 미련이 별로 없던 광주와 주변 도시들이 지금은 유동인구를 포함하면 3,000만 명의 인구가 살고 있을 만큼 발전했습니다.
오랜 기간 동안 외국의 문물을 접하면서 이제는 남쪽의 경제기지로 불릴 만큼 변모된 것이지요.
2004년 8월에 중국 돈으로 200억 위안을 투자해서 준공된 현재 광주의 국제공항은 그야말로 중국 남부의 허브공황으로서 국내, 국제선을 동시에 갖추고 있습니다만, 놀라운 사실은 그 공항의 소유가 개인 것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아주 오래 전에 외국에 개방되면서 잘 사는 사람도 많지만 그 반대로 못사는 사람들은 훨씬 많아서 여러 문제들이 많이 있는 듯 합니다.
길을 다닐 때에는 휴대 가방은 가급적 앞으로 매라고 합니다.
어느 틈에 뒤에서 채가며, 소매치기가 무척 많다고 현지인들이 무거운 제 가방조차도 최소한 옆으로 매라는 것입니다.
택시는 앞 뒤 사이에 스테인리스 파이프로 만들어진 창살에 의해 격리되어 있습니다.
승객이 하도 강도로 돌변해서 생겨난 자구책입니다.
현지인들은 그 반대의 위험도 다분하다고 합니다.
지리를 모르는 방문객들을 한참 빙빙 돌려내려 놓는데, 21위안 하는 거리를 제 룸메이트는 36위안을 주고 왔습니다.
취객들의 주머니를 털기도 하고, 아무 곳에나 버리고 갑니다.
여기도 러시아워 때는 한참 혼잡하여서 고가도로를 개설해 놓았습니다.
그 고가도로가 3, 4층을 이루기도 하는데, 그런 곳은 아파트의 13층 정도 높이에 달합니다.
특이한 것은 전기버스가 있습니다.
예전 아톰 만화에 보면 전기를 공급하는 머리 양쪽에 뿔 같은 것이 있는데, 버스 위에도 그 뿔이 있습니다.
궤도가 없어서 버스가 때로 이리 저리 왔다 갔다 할 때면 그 뿔이 이리저리 기울어지면서 허공의 전깃줄에 마냥 붙어 있습니다.
숙소에서 전시장으로 가는 도중에 아주 높은 건물이 하나 보입니다.
83층 건물인데, 일본인이 지은 것으로 현재는 중국인 소유로서 가이드 표현으로는 옥상을 일본 사무라이 모자 타입으로 뾰족한 두 개의 구조물이 돌출되어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탑의 끝 모양, 혹은 수렵도에 나오는 고구려 무사들이 모자 형태입니다.
광동성에서 가장 유명한 것 중에 하나는 바로 요리입니다.
여기서 하는 말이 있습니다.
“네발 달린 책걸상 빼고, 하늘에 나는 비행기 빼고, 물에 떠가는 배 빼고는 다 먹는다.“
여기 도착해서 자고 첫날 아침 식사에 나온 요리 가운데, 둥글고 약간 길쭉한 빵 같은 게 있었습니다.
전 먹지 않았는데, 버스를 타고 가면서 가이드가 하는 말이 그 음식의 재료가 바로 쥐로 만든 요리 라는 것입니다.
여기서 유명한 요리 중에 하나가 쥐고기 요리인데, 맛이 있는데다가 남성들에게 좋아서 일본 사람들이 특히 즐기는 요리 중에 하나랍니다.
물론 집쥐 같은 게 아니고 일종의 모르모트 같은 큰 식용 쥐 인 듯 합니다.
이보다 더 엽기적인 요리는 삼찍이라는 요리인데, 태어날 때 한 번 “찍”, 맵고 짠 소스를 바를 때 또 한 번 “찍”, 입에서 씹을 때 또 한 번 “찍”해서 붙여진 이름이라는데, 금방 태어난 살아있는 생쥐를 먹는다는군요.
여행 전문지에서 소개하는 요리 가운데도 쥐요리가 나옵니다.
최근에 뜨고 있는 대중적인 요리 중의 하나는 새끼 쥐에게 강한 산성음식을 먹여 천천히 위장을 녹여 며칠간 삭힌 후 날로 먹는 음식이라 합니다.
어쨌든 오후 3시 넘어서 현지 회사 사람들이 도착했습니다.
남자 한분과 여성 두 분인데, 여성 가운데서도 한 분은 조선족이며, 다른 한 분은 한족입니다.
조선족은 우리말을 한 80% 알아듣고 쓴다는데, 한족 여성분은 20%로 채 알아 듣지 못한다는군요.
내일 개장 준비를 위해 일을 하다가 7시경 버스를 타야겠기에 미진한 일을 현지인들에게 넘기고 호텔로 돌아옵니다.
여행경비 안에는 점심, 저녁을 각자 해결하기로 되어 있어서 룸메이트와 저는 조금 난감합니다. 여기서는 중국말 이외에는 통하지 않습니다.
헤매다가 결국 궁색한 영어라도 통하는 호텔로 돌아와 조금은 비싸면서도 간단한 저녁식사를 때웁니다.
룸메이트는 아직도 어제 마신 술의 후유증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른쪽 눈꺼풀 아래가 붓고 아프다기에 위경과 관련 있는듯하여 중완과 거궐에 경혈연고를 붙여 주었습니다.
폭음을 하면 한 닷새는 휴식을 취한다는 룸메이트는 휴식을 취하고 저는 매점에서 다시 백주 한 병과 땅콩을 사들고 와서 저녁시간을 때웁니다.
여기서는 정말 저녁 시간에 할 일이 거의 없습니다.
말이 통하지 않다 보니 나갈 곳도 없고, 가까운 곳에는 식당도 없습니다.
특히 밤거리는 치안문제가 있어서 어디고 함부로 다니기도 어렵습니다. TV에서는 중국말만 나오지만 실제 볼 것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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