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가계 여행기 11 (후기)
시간 관계상 호남성 박물관 전시품들을 주마간산 격으로 훑으며 미련을 떨치지 못했습니다.
중요 유물에 대해 빠른 속도로 설명해 주는 가이드의 말에 귀를 기울였지만, 워낙 신기한
유물이 많아서 제대로 갈증을 채워 주지 못했습니다.
박물관 1층에서는 마왕퇴와 관련된 다양한 서적들이 판매되고 있었습니다만, 거기서만은 한
국어로 된 책이 없었습니다.
귀국 후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 보니 다양한 분야의 논문을 비롯해서 관련 서적들이 있었습
니다.
워낙 당시 생활 전반에 걸친 다양한 고대 유물들이어서 국내에서 조차 중요하게 취급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약간의 시간이 남아 열사공원이란 공원에 산책을 갑니다.
근대 중국의 열사들에 관한 자료를 모아 놓은 기념관이 중앙에 자리 잡고 있으며, 공원 안
에는 많은 사람들이 운집해 주말을 즐기고 있으며, 여러 일들이 벌어집니다.
숲 가운데에서는 우리에게 때로 괴성처럼 들리는 중국 전통 성악을 배우는 한 무리들도 있
으며, 다른 한 곳에서는 음악을 크게 틀어 놓고 땀을 뻘뻘 흘리며 야외 스포츠댄스 마당이
열리는 곳도 있습니다.
테이블이 있는 벤치에서는 중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카드게임이 한창입니다.
한 호텔에서는 좀 늦은 저녁식사를 하면서 반주를 걸쳤는데, 손님들이 다 나가고 우리만 남
자 기다렸다는 듯이 종업원들이 테이블에 무리를 지어 카드게임을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귀국하는 날이 마침 일요일 인데, 일요일은 사람들이 차를 많이 몰고 나와서 도로가 혼잡하
다 합니다.
운전기사는 지체될까 해서 샛길로 이리저리 빠져 공항으로 이동합니다.
중국에서 흔히 눈에 띄는 차량은 폭스바겐이며 가장 선호하는 종류입니다.
현지 공장도 물론 있습니다.
공항 앞에 있는 농산물 가게에 한 번 더 정차를 합니다.
사람들이 검정깨가 싸다고 하니 그걸 사 가기로 했던 거지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중국을 다니면서 가장 많이 사오는 보따리 물품 가운데 가장 우선순위가
검정깨입니다.
보따리 무역에서 가장 선호하는 것이 부피가 적고 시세차가 많은 것이지요.
그게 바로 검정깨인데, 그도 하도 많이 가져오니 일인당 소지 량을 제한했습니다.
장가계는 이모작이어서 농산물의 맛이 덜하기도 하거니와 시세가 쌉니다.
통상 보따리 무역 시 상품가치가 있는 것은 일모작으로 수확되는 연변지역의 검정깨입니다.
짝퉁도 많아서 품질이 떨어지는 현지의 이모작 검정깨를 내놓기도 하고, 심지어는 일반 깨
에 검은 색소를 물들여 국내에 들어와서 먹으려고 씻으려다 보면 색소가 풀리는 아이러니한
사례도 있답니다.
한국에 와서 얼마 되지 않았는데, 매스컴에서 중국산 검정깨에서 몸에 유해한 타르 색소 운
운하는 내용을 들었습니다.
이러한 농산물의 구매에도 우리 가이드는 매우 유용합니다.
보따리 무역하는 이야기가 나온 김에 하나 덧붙여 드릴 말씀은 외국 여행 시 누군가가 짐이
많다고 이런저런 핑계로 대신 좀 짐을 나눠 들어 달라 하더라도 결코 들어 주리 말라고 합
니다.
때로는 대가를 넉넉히 치르겠다며 부탁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 중에 극히 드문 예지만, 그런 짐 가운데 위험한 밀수품, 가령 마약 등이 감춰져 있어서
호의로 베푼 일임에도 불구하고 졸지에 마약운반범으로 둔갑되어 현지에서 중형에 처해질
소지가 많습니다.
언젠가 매스컴에서도 멀쩡한 가정주부가 가족과 헤어져 이역만리에서 같은 사안으로 중형을
살고 있는 기사가 있었지요.
장가계 내의 관광지는 우리가 다니지 못한 지역이 더 많은 듯합니다.
아울러 다닌 지역도 계속 관광코스로 개발되지 않았거나, 개발 중인 지역이 산재합니다.
가이드는 한 번 다녀가더라도 몇 년 후에는 수많은 볼거리가 새롭게 등장할 것이라고 이야
기 합니다.
장가계 현지는 우리나라 가전제품을 그대로 쓸 수가 있습니다.
220V 제품을 그대로 사용 가능 합니다.
다만 콘센트가 우리나라에서처럼 두 개의 양끝이 둥근 플러그 형태는 사용할 수 없게 되어
있습니다.
저는 떠나기 전에 중국에서는 대략 7종의 플러그를 사용할 수 있는 콘센트가 설치되어 있
다는 자료를 본 적이 있어서 대충 짐작으로 꽂는 작은T형 220V용 콘센트와 예전 우리나라
에서 110V용 플러그(11자 형, 이런 걸 어댑터라고 하나요?)를 꽂아서 휴대하고 갔습니다.
(이 어댑터는 철물점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전선줄이 없어서 휴대하기도 간편하지요.
호텔객실 벽에 있는 콘센트를 보면 여러 형태의 구멍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사람인변 형태의 구멍이 마주보게 뚫려 있는데, 기둥 부분에 해당하는 11자 형태
에 가져간 플러그를 끼워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구태여 여행지까지 이런 걸 휴대해야 하나 싶지만, 휴대용전화기, 전기면도기, 디지털 카메
라, MP3 등 의외로 사용할 전자제품 등 사람에 따라서 생각보다 충전해야할 것들이 많습니
다. 헤어드라이기는 호텔 욕실 마다 비치되어 있습니다.
요즘 나오는 디지털카메라는 많은 양의 사진을 저장할 수 있으나, 제가 가지고 간 제품은
그리 많은 사진을 저장할 수 있는 제품이 아니었기에 초기에 찍은 많은 사진을 지워야 했을
뿐 아니라, 좋은 경관을 두고도 마냥 찍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불가피하게 인터넷에 올려진 사진을 참조하게 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게 한편 더 좋은 사진을 싣게 되었는지 모르지만 현장감은 떨어지지요.
이런 경우 관광지 부근에는 피시방이 없으므로 별도리가 없지만, 휴대용 USB를 가져가서
현지에 열쇠고리 사진을 만드는 컴퓨터와 디지털카메라를 사용해서 저장하는 방법도 나쁘지
않으리라는 생각입니다.
물론 가이드의 도움이 필요하겠지요.
그들의 상술로 미루어 약간의 돈을 지불하면 충분히 가능하리라 생각되어 집니다.
이번 장가계 여행은 좋은 가이드를 만나서 더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가이드에 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군요.
가이드 황장복씨는 연변조선족 출신으로 한국에 교환학생으로 와서 학교도 다니고 직장생활
도 하면서 7년가량 생활을 했습니다.
학교생활을 하면서 좋은 인연을 만나 결혼까지 한 케이스인데 부인은 부산사람이고 현재 연
변에 이산가족으로 살고 있으며 하나 있는 딸은 학교를 다니고 있습니다.
거기서도 한국인들처럼 교육열이 높아서 우리나라에서처럼 한 달 과외비가 엄청나다고 푸념
을 하더군요.
원래 가이드가 성격에 맞기도 하지만, 한국인 부인을 둘 정도로 배려심이 많은(교환학생으
로 와서 여대생을 꾈 정도로 많습니다.^^;)데다 한국에 오래 산 경험을 토대로 여러 날의 여
정에 피곤할 텐데도 세심한 부분까지 꼼꼼하게 챙겨 주었습니다.
다시 한 번 지면을 통해 감사드립니다.(핸드폰연락처: 139-7445-8337)
장가계의 관광지 어디를 가나 넘치는 한국관광객들을 보면서, 국내에서 예전에 심각한 관광
수지 적자 운운하던 기억을 상기했었습니다.
물론 관광수지의 적자는 심각하고도 엄연한 현실입니다.
제가 한몫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서 나온 자위일 수도 있습니다만, 다른 각도로 생각을 해
봤습니다.
한편 생각에 세상에 일어나는 어떤 일이건 이유가 없는 것은 없으며, 마찬가지로 어떤 일이
건 과정과 그 결과가 있다는 것입니다.
작은 일들은 작은 대로 큰일들은 작은 일들이 모여서 흐름을 만들어 갑니다.
어떤 시기는 씨를 뿌리고, 또 다른 어떤 시기는 싹을 틔고, 도 다른 시기에는 각각 꽃이 피
고 열매를 맺으며, 그 열매가 또 무언가의 흐름을 잉태하는 것이지요.
우리나라 국민성 가운데 하나가 빨리빨리 이지만, 그러한 기질이 인터넷 보급과 아울러 관
련 산업들을 발전 시켰습니다. 컴퓨터 반도체 기술과 휴대폰 관련 산업이지요.
일본인들과는 또 다른 관광스타일이면서 세계 도처에 조기유학을 포함해서 어렵게 번 외화
를 뿌립니다. 우려할 만한 수준인지 모릅니다만, 또 다른 계기를 만드는지도 모릅니다.
어느 분께서 언젠가 다가올 시기에 우리나라가 인간의 수명과 관련된 바이오테크놀로지 분
야, 무공해 대체에너지 분야, 그리고 이미 정상수준에 거의 도달해 있습니다만, 인터넷 관련
산업에 독보적인 역할을 하리라는 말씀을 떠올려 봅니다.
장가계란 곳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예기치 못한 인연으로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가기 전에 같은 수련을 하는 분들이 우리의 고향이라는 표현을 쓸 만큼 선경이라는 이야기
는 듣기 했지만, 아주 근사한 경험 이었습니다.
실제 장가계가 관광코스로 개발되기 훨씬 이전, 장가계 출신 화가가 그 곳의 풍경을 화필로
담아 중국 국내에 소개 하였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작품에 대해 상상으로 그린 그림
이라고 단정했습니다.
나중에 실재하는 풍경임을 알고 모든 사람들이 경악했을 정도입니다.
기억나지 않지만, 어떤 관광지에는 순수한 광물질로 색소를 만들어 장가계의 풍경을 그린
작품이 노변에 전시되어 있고, 그 작가는 중국에서도 손꼽히는 화가로 알려져 있다 합니다.
많은 분들에게 그 관광을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만, 우리가 다녀온 이후로 중국 쪽에서 관
광관련세율을 대폭 인상함으로서 앞으로는 관광서비스가 떨어지던가, 아니면 대폭 오를 확
률이 높습니다.
단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이라면, 단체 패키지여행이다 보니, 토가족의 전통시장에서 그들만
의 전통 음식을 맛보지 못한 것이 조금 아쉽습니다.
일몰 후 아직 치안이 불안정하다는 가이드의 권고가 있어서 개인행동을 자제해야 했지요.
꼭 가고 싶다면 동행하겠다고 하니 마음을 내기 쉽지 않았습니다.
그 점 이외에는 모든 부분에 있어서 최고의 여행이었음을 다시 한 번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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