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가계 여행기 5
다음 일정은 패키지여행에 포함된 선물가게를 들릅니다.
처음 간 곳은 실크제품 가게입니다.
우리 일행만을 위해 실크로 만든 의상패션쇼를 보여 주었습니다.
다음에는 누에고치에서 명주 이불을 만드는 일련의 과정을 직접 보여 주며 일부 프로그램은
직접 참여를 시킵니다.
실크로 만든 옷가게를 형식적으로 구경하고 다음은 진주 가게입니다.
여기서 생산되는 진주는 그리 멀지 않은 동쪽의 자리 잡은 동정호에서 양식하는 민물조개
진주입니다.
한 코너에서 수족관에 들어 있는 살아있는 한 마리의 진주조개 안에 있는 진주 수를 맞추는
이에게 두 알씩 준다기에 보았는데, 하나 안에 아주 작은 진주가 열 몇 개에서 사십 여
개가 박혀 있습니다.
진짜의 진주인 경우, 두 개를 부딪쳐 긁어 보면, 사각사각 소리가 난다 합니다.
버스를 타고 오늘의 마지막 코스로 갑니다.
이곳은 중국제 특효약을 파는 곳인데, 아무튼 이런저런 약들을 소개 합니다.몇 만원 하는
약에서부터 제법 비싸며 간에 좋다는 편자환이라는 약도 소개 합니다.
간이 좋지 않은 도반이 상기되었지만, 제법 비싸서 엄두를 내기 어렵습니다.
여기에서는 여러 종류의 약에 관한 효능을 듣는 가운데 젊은 남녀들이 한사람씩 붙어서 발
마사지를 해줍니다.
약재를 우려낸 시커멓고 뜨거운 물속에 발을 담그고 약장수의 말에 귀를 기울입니다.
별도의 팁을 주지 않는 곳이지만, 약을 사지 않으면 좀 성의가 떨어지는 마사지의 질이 좀
떨어진다는 느낌도 받습니다.
어쨌든 하루 종일 이리저리로 혹사한 다리를 편하게 맡겨 봅니다.
저녁식사 시간입니다.
한국관광객들이 워낙 많이 들리는 곳이라 음식이 한국인에 어느 정도 맞도록 신경을 쓴 것
같은데도 그 향료 맛 나는 재료 때문에 몇 사람은 힘들어 합니다.
쌀도 안남미여서 입에 맞지 않는 모양입니다.
안남미는 쌀이 가늘고 길며 찰기가 없어서 흔히 밥이 날린다는 표현을 쓰지요.
이 쌀은 벨리즈에서 워낙 많이 먹어서 이미 저는 적응이 되었습니다.
같이 간 가족 중 중학교 1학년생 딸아이 건영이는 전혀 음식을 먹지 못합니다.
미리 준비해간 김이랑 고추장으로 뜨는 둥 마는 둥 합니다.
다행히 준비해간 컵라면이 있어서 나중에 숙소에서 미진한 식사를 해결 합니다.
혹시 식성이 까다로운 분들은 고추장과 참기름 정도를 지참하는 게 좋을 듯 합니다.
팩소주를 한 박스 가량 준비해 갔기에 남자들에게 저녁식사는 신이 납니다.
팩소주와 곁들여 당연히 4홉 중국 백주도 한잔 합니다.
가이드는 저녁에 약간의 술을 마시는 건 말리지 않지만, 낮술은 상당히 자제 시킵니다.
언젠가? 낮술에 취한 관광객이 낮은 난간에서 협곡으로 떨어져 사망한 일이 있었고, 수백
미터 협곡 아래서 엉망이 된 시신을 로프로 직접 옮겨야만 했으며, 보상금 때문에 회사가
문을 닫아야 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땀으로 젖은 몸을 씻은 후에는 다시들 모여 한국남자들이 즐기는 고스톱 판을 벌립니다.
다들 평소에는 거의 즐기지 않지만, 반년에 한번 정도 재미삼아 구색으로 치기도 합니다.
워낙 오랜만에들 치니 늘 룰을 상기 시켜야 합니다.
백장협
아침 6시 반에 잠을 깨었습니다. 씻고 아침식사를 하고 호텔 로비에 모이는 시간은 7시 반
까지입니다.
오늘 첫 관광지는 보봉호 입니다.
보봉호로 가는 길목에는 백장협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백장의 절벽이 길가에 늘어서 있습니다.
백장협百丈峽은 무릉원武陵源이라고도 불리는 곳으로 삭계곡 풍경구에 있는 고대 전쟁터 입
니다.
반마춘磐馬椿, 마도석磨刀石 등은 그 중에서도 가장 잘 알려진 곳으로 고대 전쟁과 연관이
있는 곳인데, 고대에 백장협을 다른 글자로 百杖峽이라 쓰기도 했답니다.
가이드 말로는 수만의 군사도 적은 병사로 막을 수 있는 협로라는 설명이 곁들여 졌습니다.
백장협 삭계곡 백장협(무릉원)의 비경
정류장에 내려 제법 긴 비탈길을 올라갑니다.
길옆에는 가마꾼들이 호객행위를 하고 있습니다.
대나무로 만든 가마를 두 사람이 앞뒤로 매고 올라갑니다.
가이드에게 물어 보니 가격은 25,000원이라 합니다.
장가계를 가기 전 서적을 통해 본 가격은 만 원으로 알고 있었습니다만, 거기에서도 언급된
부분으로서 가이드는 그들의 상술에 대해 일러 주었습니다.
그들의 상술이 녹아 있는 색다른 계산법은 우리와 조금 다릅니다.
한 사람에 10,000원 이라 하였더라도 두 사람이 가마를 매게 되면 나중에 20,000원을 요
구한다지요.
거기다가 팁이 포함된 통례적인 가격이 25,000원이라는 설명이었습니다.
이런 억지라도 현지에서는 도리가 없답니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지만, 이것이 그들의 상술 중에 하나랍니다.
어쨌든 가이드의 표현으로는 나중에 이해가 되겠지만, 이들이 말도 안 되는 계산법 속에서
도 추구하는 것은 전통적인 박리다매라는 개념이 있다는 것을 설명해 주었습니다.
친절한 가이드는 이러저러한 모든 상황들에 대해 시시콜콜 일러 주었습니다.
어떤 상품이라도 사전 설명을 해 주었으며, 마음에 들지 않으면 살 필요가 없고 때로 가짜
가 많으니 고가 물건에 대해 정 사고 싶으면 미리 이야기를 하라고 귀띔을 해 주었습니다.
워낙에 많은 한국관광객들이 다녀가서 상인들은 한국말로 호객을 하고 한국 돈 천 원짜리가
그대로 통용됩니다.
모든 식당에서 해당되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김치를 식단에 포함시키기 위
해 일부 식당에서는 한국인 주방 종업원을 비싼 임금을 주고 고용한다 합니다.
아울러 특정 지역을 안내하는 전용 가이드들도 꼭 한국인가이드가 배치되어있습니다.
중국에는 56개의 부족들이 살고 있습니다.
여기 장가계에는 20여 부족들이 살고 있지만, 토가족과 묘족들이 다수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주로 고산에 사는 토가족들은 비교적 덩치가 적고 마른 편이며 특히 산을 잘 탄다고 합니다.
관광코스 가운데 오르막 경사길이 있는 곳에서 가마꾼들을 볼 수 있는데, 이들은 단련이 되
서 그런지 맨 몸으로도 수월치 않은 길에 두 명이 한조가 되어 사람을 태우고 다닙니다.
이들은 성미가 조금 급한 편이고 사나운 민족으로 알려져 있는데, 가이드의 설명에 의하면,
근대 격동기 시절, 최초로 국민당의 핍박을 받았으며, 이후 공산당이 점령하자 이들의 핍박
을 받았으며, 마지막으로 대동아 전쟁 당시 일본군이 쳐들어오자 일본군의 만행을 피하고자
역시 산으로 피신한 역사에 그 원인이 있다고 합니다.
산중 사람들이 아니어도 여기 장가계는 아주 황량한 곳이었는데도 불구하고 호전적인 민족
성을 처음부터 지닐 리야 있겠습니까?
모두 수많은 외침 가운데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이었겠지요.
그 뒤 장가계가 관광지로 개발되기 시작하면서 그들의 터전이 간섭을 받기 시작하면서 당국
과 여러 번의 충돌이 있었습니다.
이들의 워낙 강경한 반발로 결국 벽지 한촌에 드문드문 떨어져 있다 하더라도 단 한가구도
빠뜨리지 않고 수도, 전기, 전화, 위성 텔레비전 수상기, 무료전용셔틀버스를 제공 하였다고
합니다.
원래 무료전용셔틀버스를 제공한 게 아니라 관광셔틀버스를 무료로 이용하도록 조치했더랬
는데, 그들에게서 나는 독특한 냄새가 관광객들에게 너무 강한 인상을 심어줘 승차거부로
이어지고 한차례의 충돌이 있은 후 별도의 전용버스가 제공 되었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