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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마2

수암11 2015. 12. 31. 18:28

 퇴마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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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는 일영 삼혼 칠백이 있다고 한다. 우리가 보통 신()이라 함은 일영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세상에는 괴상한 일들이 많아서 터무니없을 듯한 이야기들도 전해지기도 한다. 티벳의 라마승이었던 롭상 람파는 암흑의 시기에 이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여러 죽을 고비를 넘긴다. 육신은 결국 망가질 대로 망가져 그 육신을 버리고 영국인의 육신을 얻어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되는데 파란만장하던 그의 삶을 나는 티벳의 라마승이었다라는 제목의 책 세권으로 출간하여 주목을 끌었다. 그 내용은 전생의 이야기가 아니라 육신을 갈아타기 전의 내용부터 시작 되는 것으로서 외형적으로는 티벳인에서 영국인으로서의 변화와 삶을 기록한 것이다. 그는 의료인으로 또 비행사로서 중국인 편에서 일본과 싸웠으며 포로가 되어 한국 러시아 등을 거쳐 탈출을 했다. 이후 그는 미국 생활을 거쳐 영국인의 몸을 얻어 외적으로는 영국인으로 파란만장한 그 경험을 기록하여 책으로 펴냈다. 그는 영혼은 티벳인 몸은 실제 결혼까지 한 영국인으로 영어를 하지 못했지만 점차 적응해서 살았다.

그 외에도 한시적으로 영을 바꾸어 사는 삶에 대해 간략하게 언급된 국내 소설책도 몇 권 있다.

 

수련을 하면서 계제가 높은 분들이 공부삼아 영을 빼서 다시 넣기도 하는데, 예전에 실험정신이 강한 한 사람이 자청하여 영을 빼내었다가 원위치에 바로 넣지 않고 조금 어긋나게 넣었다. 물론 도담실이라는 사이버 상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별일 없는 듯 하였으나 얼마 후 부터는 무언가 일에 집중을 하지 못하고 다음날 부리나케 원상복구를 요청하였다. 일반인들은 자신의 영을 가지고 어떻게 하더라고 전혀 인식하지 못하며 나 자신 또한 그러하였다.

 

계연소 장군

 

접신과 발현이 잘 되는 경우에는 채널러로서의 역할도 잘 할 수 있다.

전북 한 중소도시에 사는 한 아가씨는 결혼하기 전에 남편 될 사람의 권유로 수련을 시작하였다. 당시 20대 중반이었는데, 시골 아가씨답게 순박하고 성격이 무난하였다. 그런데 유독 예민하게 접신이 잘되는 체질이어서 여러 차례 곤욕을 치뤘다. 도장 안에 있을 때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창문을 열고 손만 내밀어도 외부에 나간 손을 통해 접신이 될 정도였다. 그리고 도장을 방문하는 사람 등을 통해 옮기도 했다. 이런 정도는 당시 지원장의 능력으로 처리가 되었으나, 사람들과 어우러져 부근의 유명한 공원으로 놀러가서 사단이 벌어졌다. 수습이 안 될 정도로 접신과 발현이 이루어진 것이다. 그리하여 즉시 도장으로 복귀를 했다.

 

제령을 하는 가운데 계연소 라는 자가 나타났다. 그런데 만만치 않은 상대였고 타일러서 말을 듣지 아니 하였다. 결국 도광으로 태우기 시작하였고 우여곡절이 있은 후에 자신의 신분을 드러내었다. 대개 7-8백 년 전, 고려 말에 화전민을 규합하여 첫 전투에 나섰다가 미끼로 전원이 몰사한 것이었다. 그는 자신을 따르는 부하들을 좋은 것으로 보내기 위해 그간 무던히 노력하였다. 그러나 무당이니 도인이니 하는 자들이 모두 말만 번지르르 할 뿐 실제와는 거리가 있었다. 오히려 자신의 영력을 감내하지 못하고 제령의식과정에 제령을 주관하는 자가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일까지 있을 정도였다.

그는 자신의 팔다리가 도광에 의해 타는 동안에도 의연한 모습을 보여주었을 뿐 아니라 부하를 생각하는 마음이 끔찍했다. 그리하여 그 과정들이 윗선에 보고되어 그의 부하들 모두 좋은 곳으로 천도되었다. 계연소 장군과 그의 부하들의 영이 빠져 나오자 위세에 눌려 꼼짝 못하던 다른 접신된 영들 수백 명이 단숨에 우르르 빠져나왔다. 그 아가씨는 그대로 둘 경우 다른 삿된 기운에 휘둘릴 우려가 많아 서울로 오게 되었고 특정 단계까지 도장을 벗어나지 않도록 조치했다.

세월이 흘러 어느 정도 수련단계가 올라가고 내력이 붙었을 즈음 고수들과 가까운 부근의 외출을 허락 받았을 때 나는 그 아이를 포함한 여러 사람들을 피자집으로 데리고 가서 축하해 주었다. 아마도 6개월 이상의 기간을 도장에 갇혀 생활했기에 당사자의 심적 고통은 필설로 표현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물론 도중에도 우여곡절이 없지 않았다. 모두 제령된 줄 알았는데, 깊숙이 감추어져 있던 영들이 삐져나온 것이었다. 폭주족 출신의 건달과 나이트클럽의 댄서였다. 그리고 자신도 어떻게 된지를 모르는 아주 어린 아이였다. 거친 폭주족 출신은 발현되면서 난동을 부렸는데 부근에 있던 4명의 남자가 사지를 붙잡았지만 한 사람은 발길에 채여 손목 부근에 손상을 입을 정도였다. 여린 아가씨의 몸에 실린 영의 힘이 4명의 건장한 남자에 의해 간신히 제압할 정도였던 것이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어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었던 나는 일차 수습이 되고 난 후에 확인했다. 이렇게 사나운 경우는 즉각 조치를 할 수 있지만 소연이라는 나이트클럽 댄서는 어린 여자애여서 달래었는데, 대뜸 달래는 사람에게 오빠 담배 하나만 줘라며 진지하게 내뱉는 것이었다. 발현이 될 경우에 당사자의 본영도 한편에 쫓겨나 있지만 의식이 있으며 접신된 영이 지배하는 것이다. 순진한 시골 아가씨의 입에서 더구나 신성한 도장에서는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담배를 달라는 표현은 오래도록 인상적으로 기억에 남았다. 소연이라는 댄서는 좋은 곳으로 선별해서 보내줬는데,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힘든 곳이었다. 어떠냐고 되물었더니 머뭇거리기에 다소 어둡고 놀고 춤추는 곳을 보여줬더니 반색을 하기에 당사자가 원하는 곳으로 보냈다.

 

사람들이 후일담을 궁금해 하니 그 아가씨를 통해 계연소 장군을 다시 불렀다.

오랜 기간 방황한 탓으로 잠시 쉬고 있는 중이라고 근황을 전했다. 그는 화전민을 규합했지만 태백산맥을 무대로 전문적으로 호랑이 사냥을 하는 사냥꾼이었다. 어떤 식으로 사냥을 하느냐고 물어 보자. 호랑이가 귀여운 동물이라며 두 눈을 노려보면서 주먹으로 인당부위를 쳐서 잡는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상당히 많은 호랑이를 잡았다고 하였다. 이 이야기는 믿기 어렵지만 가감 없이 전달하는 것이다.

당시에 여러 이야기꺼리가 많으며 관련 책도 출간된 바 있지만 너무 장황해지니 여기서 그칠까 한다.

 

나는 제령을 어떻게 하는 줄 몰랐지만 어느 휴일 도장에서 수련을 하는 도중 일이 생겼다. 한 아가씨가 수시로 발현이 되어 그때그때 수습을 하였는데 마침 사람들이 별반 없는 휴일에 도장에서 수련을 하던 중 발현하였다. 그 중에 내용을 아는 젊은 실무진이 있어서 내게 도움을 청하였는데 내가 가장 수련단계가 높았지만 나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모두 모여 몇 혈자리로 나누어 기운을 쏴 주었다. 나는 가장 강력한 소주천 기운을 파장으로 뽑아 내가 담당한 옥당에다가 쏘았다. 얼마 정도의 시간이 지나자 발현상태가 잠잠해졌다.

발현을 하게 되면 당사자의 본영은 자신의 몸에 머물러 있으되 발현시킨 영이 자신의 몸을 지배하게 된다. 물론 당사자도 변한 자신을 인식할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의 상태를 인식한다 하더라도 속수무책이다.

 

내가 아는 한 사람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수련을 열심히 했는데, 정말 무섭도록 수련을 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이 상기가 되어 발현되기 직전까지 무척 힘든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어느 정도 기운이 자리 잡힐 소정의 단계에 이르자 자신이 몸담고 일하는 일터에서 짬이 나면 소주천 파장을 뽑아내어 돌리곤 했는데, 그 이유는 주변의 기운을 정화시키고자 함이었다. 소주천 파장의 기운은 강력해서 상당한 효과가 있었다. 지방에 살던 터이라 아주 모처럼 만에 이야기 나눌 기회가 있어서 그 이야기를 내게 들려주었다. 통상적으로는 그의 행위는 주변을 배려하는 상당한 호의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하지만 그런 강력한 기운은 발현은 되지 않았지만 빙의된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극도로 힘든 기운이었으며 싫어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은 모르고 있었다. 아무리 좋은 것도 몸에 익숙지 않으면 불편한 것이다. 그래서 차라리 걸맞은 심법과 함께 부드러운 대맥파장을 뽑아 주변을 부드럽게 정화시키라고 조언을 해주었다.

 

육신을 벗어난 영들은 갈 곳을 찾아가게 마련이지만 일부 소임을 채우지 못한 영은 이승에 머물러 있으면서 인간의 삶과 겹치는 부분이 없지 않다. 그들은 육신을 지니지 못하여 방황하므로 어디든 기댈 곳이 있으면 파고든다. 한평생 무심히 지내면 그런 세상이 있는지조차 모르고 살 수 있으나 정신력이 흐트러지면 휘둘릴 수도 없지 않다. 설혹 그런 세계나 존재를 안다고 할지라도 욕심을 내지 않고 정도를 걸으면 나와는 무관한 세상인 것이다.

   

영력을 키우는 방법은 정신력을 키우는 것이며 정신력을 키우는 간단한 방법 중에 하나는 다릿심을 기르는 것인데 통상 기마자세를 오래서면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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