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관련

수련하기 가장 좋은 때

수암11 2015. 2. 2. 20:55

수련하기 가장 좋은 때

 

 

오후 늦게 도장에 가니 웬 현역복장을 한 군인이 다담자리에 끼어 있다. 예전에 잠시 수련을 하다 군대 간 친구로 이제 자대를 배치 받은 지 석 달 된 새내기 일병이다.

도화재 수련을 하다가 군 입대를 하고, 휴가나ㅘ서 짬을 내서 수련하고 전역 후에 다시 수련하는 경우가 아주 없지 않은 일이어서 예전에는 드물게나마 일반사병이나 장교들을 도장에서 볼 수 있었다.

 

 

대략 15년 전 청사라는 닉네임을 가졌던 친구도 수련을 하다가 군대를 갔다.

(이후는 오래된 기억을 더듬어 적으므로 조금 오류가 있을 수 있다.)

공군을 지원해서 갔는데 아마도 복무기간은 길어도 다른 곳에 비해 군기가 빡세지 않고 개인적으로 다소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었다.

남들보다 다소 일찍 수련을 시작했던 그는 군대 갈 즈음에 법수련자로서 당시에는 소위 ‘원로’였다. 군대도 안간 친구가 원로라니…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당시 법수련자 이상은 한 달에 한 번씩 본원에서 한당선생님께 점검을 받았다. 응당 실무진들(현재 지로사)도 모두 소집되어 점검을 받거나 교육을 받는데, 일월축구팀, 도각회, 천리안 단동 멤버, 선비단 등 거의 모든 조직이 그날 저녁에 모여 본원이 위치한 석촌동 일대는 모처럼 만난 도반끼리 회포를 푸느라 불야성을 이루었다.

 

청사는 공군에 입대를 한 후에도 잠시잠깐씩 시간을 내어 열심히 수련을 하였다.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데 아마 당시 수련 단계가 귀일법이었을 것이다.

공군의 특성상 휴가 때면 그는 수송기 짐칸에 타고 점검을 받으러 왔는데 육군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문제는 비교적 일과 시간 이외에는 자유로운 공군사병이었지만 고참들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었고 그러다보니 수련에는 한계가 있었다. 나름 열심히 수련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결정적인 순간에는 수련이 지지부진하였다. 그래서 한참을 고민한 결과 행공부족으로 결론을 내렸다. 본 수련은 수면시간에 찜을 내어 할 수 있지만 행공은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남들이 자는 시간에 화장실로 향했다. 화장실 문을 안에서 걸어 잠그고 서서 할 수 있는 행공을 해나가기 시작했다. 마치 수련의 진전여부가 행공에 달린 듯…

십 오년 전 공군사병의 화장실이 아무리 깨끗하다 하더라도 요즈음 같은 화장실문화와는 괴리가 많을 것이다.

그의 생각은 주효해서 그 달 점검을 위해 수송기 짐칸을 타고 서울공항에 내려 본원을 찾아온 청사는 승급의 기쁨을 만끽했고 우리 모두는 더불어 축하를 해주었다.

 

 

냄새나는 화장실에서 오직 수련을 향한 일념으로 행공에 몰입을 해도 그는 행복했을 것이다.

 

 

누군가가 “수련을 하기 가장 좋은 때는 언제인가?” 라고 묻는다면

“바로 지금!!!”이다.

'수련관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심법은 창조의 연습이다  (0) 2015.02.06
도골짱 마골짱  (0) 2015.02.03
하늘에 기도를 할 것이 아니라 내가 하늘을 움직여야 한다.  (0) 2014.12.16
도품  (0) 2012.09.03
천지인 무심행법  (0) 2012.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