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빠사나 명상법
지금까지 인류가 찾아낸 수행법의 주제는 빛, 소리, 호흡, 마음 네가지로 분류될 수 있다. 이 네가지를 집중하는 방법은 사마타(Samatha)와 위빠싸나(Vipassana, 觀)로 나눌 수 있다. 사마타 수행에는 위빠싸나의 혜(慧)가 없지만 위빠싸나 수행에는 사마타의 집중(止,定)이 포함되어 있다. (위빠싸나는 최초로 붓다가 발견하였고, 그후 요가, 선도, 유교 등에 영향을 미쳤다.) 위빠사나 수행은 승려가 1천5백명에 불교 대학이 있는 대 수도원인 미얀마에 있는 마하시 수도원이 가장 유명하다. 우리 나라에서는 일부 승려와 명상 수행자들이 이 수행법을 쓰고 있으며, 다보선원등 일부 사찰에서 수행하는 정도이지만 최근 붐이 일어나고 있는 수행법이다.
# 사마타와 위빠싸나의 차이점
사마타 (Samatha, 止, 定, Tranquility)
하나의 명상주제에 일념으로 집중하여 이루어지는 고요함(Calmness)과 평온(Tranquility)의 상태로 삼매(三昧, 止, 定)로 일컬어진다. 사마타의 특징은 흩어짐(산만함) 없이 한 곳에 집중하여 방황하지 않는 기능을 가진다. 다른 종교의 수행자들은 사마타로 해답을 얻는다고 생각했었다. 붓다가 보리수 아래에 가기 전에 사마타 8선정을 완성했지만 깨달음을 얻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그후 위빠싸나로 12연기를 관찰하고 무상정등정각을 이루었다.
위빠싸나(Vipassana, 觀, 慧, insight)
문자 그대로는 "꿰뚫어 봄"을 뜻한다. 영어로는 통찰력(insight)이 정확하지는 않지만 유사한 의미를 나타낸다. 팔리어로는 vipassana(觀)와 panna(智慧), sati(주시, attention)가 서로 대체 용어로 사용된다. 이것을 종합하면 "즉각적인 알아차림", "여러 현상(無常, 苦, 無我)을 봄", "현상 이전까지 꿰뚫어 봄"의 세가지 특성을 갖고 있다. 사마타가 인식(想)이나 의식(意識)의 수준에서 못 벗어나는 반면 위빠싸나는 의식 이전까지 꿰뚫어 볼 수 있으므로 깨달음이 가능하다. 마치 빛이 어둠을 몰아내고 실상을 밝혀내는 이치와 같다.
#위빠사나 수행의 목표
남방불교의 위빠사나는 사념처관(四念處觀)을 위주로 한다. 四念處觀이란 몸, 감각, 마음, 法을 대상으로 하여 거기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변화를 관찰하고 현상들을 알아차림으로써 자신의 마음 전체에 대한 통찰력을 기르는 것을 강조한다. 그 속에 공통적으로 흐르는 제행무상(諸行無常), 제법무아(諸法無我), 일체개고( 一切皆苦)의 세가지 진리를 체득하여 생사 없는 열반을 성취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본 원리와 효과
'지금'이란 과거나 미래가 아닌 현찰나를 뜻하고, '여기'란 자기 자신의 몸과 마음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현상을 뜻한다.
우리의 판단, 추리, 상상, 관념화, 재반응 따위는 '지금'에 속하는 마음이 아니라 과거나 미래와 연관된 마음이며, '여기'와는 관련이 없는 외부적인 어떤 것과 관련 된 마음이다. '지금, 여기'를 떠난 그런 마음은 곧 망상이며 방황이다.
따라서, '지금, 여기'에 마음을 집중하여 알아차리고 있으면 망상이 없어지고, 망상이 없으므로 번뇌가 없어지게 된다.
1. 마음을 현재(now)에 머물게 한다.
2. 마음을 현장(here)에 머물게 한다.
3. 어디에서나 쉽게 수행할 수 있다.
4. 마음의 번뇌를 제거할 수 있다.
5. 정신력이 강화되고 집중력이 향상된다.
6. 긴장이 해소되고 건강이 증진된다
7. 생사없는 해탈에 이를수 있다.
#수행에 필요한 능력
위빠사나 수행의 기본은 '집중+알아차림'이다. 이 때 집중이란 마음을 모아서 알아차려야 할 대상을 향해 초점을 맞추는 것을 가리키고, 알아차림이란 그렇게 한 뒤에 그 대상의 변화하는 내용을 연속적으로 아는 것을 가리킨다. 이러한 '집중+알아차림'을 '관찰'이라고 한다. 이 관찰이 잘 되어야만 수행자가 목표로 하는 수행의 효과가 나타나게 되는데 그러려면 먼저 다음의 능력이 필요하다.
1. 집중력: 초심자는 집중력이 약해서 관찰대상에 마음을 잘 모으지 못한다. 그러나 집중이 되지 않고서는 알아차림도 될 수 없으므로 꾸준한 노력을 통해 집중력을 길러야 한다.
2. 정진력: 수행에 힘을 불어넣는 것이다. 수행에 대한 열의가 없으면 초점을 관찰주제에 맞추었더라도 곧 흐려져 버린다.
3. 알아차림: 알아차림이 없는 명상은 일반적 명상수행에 불과하다. 관찰주제에 대해 '깨어서' 알아차려야만 한다.
4. 균형: 이상의 세가지의 힘이 어느 한쪽으로 쏠리거나 기울지 않고 균형잡혀야만 한다.
5. 지속력: 이상의 네가지 힘을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한다.
6. 자연스럽게 주제에 따라 붙음: 관찰주제가 바뀔 때마다 자연스럽게 그 변화에 응하여 새 주제로 관찰력을 옮겨가며 따라붙어 관찰하는 능력이 생겨야 한다.
7. 건강: 신체와 정신이 건강해야 한다. 그러나 몸이 약하다 하더라도 특별히 문제되는 것은 아니다.
#수행방법
1. 좌 선 (坐 禪)
앉는 방법
우선 수행자는 간편하고 느슨한 옷차림을 하고, 좌선하는 동안 방해를 받지 않을 가급적 조용한 곳에 자리를 잡는다. 그리고 다리를 포개고 앉는다. 결가부좌가 가장 안정된 자세이긴 하지만 어려우면 반결부좌나 그 밖의 편한 자세로 앉아도 된다. 요즘 우리 나라도 입식문화가 보편화되어 다리를 겹치고 바닥에 앉는 자세를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의자에 앉아 수행을 할 수 도 있다. 하지만 어렵더라도 의자를 사용하지 않고 앉는 버릇을 들이는 것이 좋다. 이 경우에 일어나는 다리의 통증도 위빠사나에서 좋은 공부의 주제이다. 이렇게 해서 전체 앉은 자세가 삼각형 모양으로 안정되게 한다.
다음, 허리에 힘을 약간 주어 등과 머리를 곧게 세운다. 이때 너무 힘을 주어 뻣뻣해도 안되고 힘을 너무 빼서 느슨해도 안 된다. 어깨를 한 번 올렸다가 내려뜨려 어깨에 힘을 빼고 편하게 한다. 오른쪽 손바닥 위에 왼손을 올려놓아 엄지 손가락 끝이 서로 닿게 해서 다리 위에 올려놓는다. 그 다음 눈을 가볍게 감으면 준비는 끝난다.
호흡에 마음 집중하기
숨을 들이쉴 때 배가 팽창되고 내쉴 때 배가 수축하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배가 일어나고 꺼지는 바로 이 두 동작에 주목한다. 호흡은 평소처럼 자연스럽게 한다. 배가 일어나는 것을 분명하게 느끼려고 억지로 숨을 크게 쉴 필요는 없다. 숨을 들이 쉴 때 배가 일어나는 동작에 주목하고 숨을 내쉴 때 배가 꺼지는 동작에 주목한다.
들이쉬거나 내쉴 때, 각각 일어나는 배의 움직임이 시작될 때부터 끝날 때까지 배에 마음을 밀착하여 한 순간도 틈을 주지 말고 따라간다. 수행의 기초단계에 배의 일어남과 꺼짐의 동작을 분명히 느끼지 못한다면 한 손, 또는 두 손을 배에 대고 할 수도 있다.
배의 일어나고 꺼지는 동작이 일어날 때 각각 "일어남" "꺼짐" 이라고 마음 속으로 뇌인다. 입 속에서 우물거리거나 소리를 내지 말고 마음으로만 해야한다. 이 이름 붙이기는 마음을 집중의 대상에 주목하는데 도움을 준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일어나는 동작에 얼마나 마음을 밀착시켜 따라 가고, 주목할 수 있느냐이다.
일어남이나 꺼짐에의 마음집중은 일어남과 꺼짐의 동작과 동시에 되어야 한다. 일어남과 꺼짐이 항상 같지 않을 수도 있다. 짧게, 빠르게, 느리게, 분명하게, 불분명하게, 굵게, 섬세하게, 긴장되게, 느슨하게, 계속적으로 혹은 단속적으로 될 수도 있다. 이 모든 것을 일어나는 대로 관찰하고 주목한다.
있는 그대로를 보는 수행을 통해서 결국 일어나고 사라지는 모든 현상의 무상함과 고(苦), 무아를 깨닫게 될 것이다.
'일어남'과 꺼짐의 동작은 바람요소의 특성-동작, 이완, 긴장, 견고함 등--이 주도하고 있다. 그러므로 동작들을 관찰할 때 염처경의 '물질적 요소에의 마음집중' 에서 나오는 바람요소의 설정을 실제로 관찰한다.
여기서 설명하는 내용들은 수행에 관련된 이론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실제 수행하는 동안은 이렇게 생각하거나 분석해서는 안된다. 예를 들면 " 아! 이 동작은 바람의 요소이고 저 딱딱함은 땅의 요소이다." 등으로 생각하거나 분석해서는 안된다. 일어나는 것들을 생각이나 분석이 없이 있는 그대로의 느낌들을 알아채고 관찰해야 한 다.
마음 집중이 흩어질 때
수행의 초기 단계에서는 배의 '일어남'과 '꺼짐'에 주목할 때 자주 마음이 흩어질 수도 있다. 이렇게 마음이 흩어지면 그 흩어진 상태를 알아채고 '흩어짐' 또는 '생각' '생각' 하면서 흩어진 상태에 주목한다.
또 생각으로 걱정을 하고 있으면 '걱정' '걱정'하면서 그 상태에 주목하고, 무엇인가를 계획하고 있으면 '계획' '계획' 상상하면서 '상상''상상', 과거를 회상하면 '회상''회상'하는 방법으로 그 상태에 마음을 집중한다.
이렇게 마음집중을 하고 있으면 저절로 생각이 끊어질 것이다. 그러면 다시 배의 '일어남'과 '꺼짐'의 상태에 마음을 집중한다 .
상의 설명에서처럼 위빠사나 선에서는 끊고 버려야 할 생각(망상) 이 없다. 집중하던 곳에서 마음이 흩어져 다른 곳으로 가면 그곳을 다시 집중하면 된다. 즉, 망상조차도 공부의 대상이 된다. 만약, 어떤 소리에 주의가 끌리면 '들림''들림'하고 주목하다가 더 이상 주목하지 않게 되면 다시 돌아와서 '일어남''꺼짐'을 한다. 또 몸의 어떤 부위나 얼굴이 가려우면 '가려움' '가려움' 하고 주목한다. 일어나는 감각에 마음을 밀착시켜 그 감각이 어떻게 변하는지, 더 강렬해지는지, 사라지는지를 세밀하게 관찰하도록 노력한다. 참을 수 없는 가려움이어서 긁고 싶어지면 긁고자 하는 의도에 주목한다. 그리고 나서도 아직 긁지 말고 잠시 동안 기다려보고 더 집중하다 보면 긁고 싶은 욕구가 사라질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긁고 싶은 욕구가 강해지면 긁을 수 있다. 그런데 아주 천천히 해야 한다. 긁는 동작을 포함한 모든 동작을 포함한 모든 동작 즉, 가려운 부위 쪽으로 손을 들어 올림, 닿음, 긁음, 시원한 감각, 본래의 자리로 손을 옮겨놓는 동작을 빠짐없이 관찰한다. 가려울 때처럼 아플 때도 '아픔'' 아픔'한다. 찌르는 듯한 아픔인지, 에이는 듯한 아픔인지, 잡아당기는 듯한 아픔, 또는 뒤틀리는 아픔인지 아픔의 종류를 알고 면밀하게 관찰한다. 또 아픔이 그대로인지 변하는지, 아픈 부위가 한곳인지 주위에 옮겨 다니는지 이런 방법으로 아픔의 여러 가지 양태에 주목한다. 정신적인 저항없이 고요하고 초연하게 아픔에 주목한다. 아픔이 사라지기를 혹은 그대로 있기를 바라서 는 안된다.
만약 아픔이 사라지기를 바란다면 사라지기를 바라는 욕구를 주목해야 한다. 아픔이 사라지든지 그대로 있든지 에는 초연해 야 한다. 만약, 이런 방법으로 주목할 수 있다면 아픔을 참기가 훨씬 쉬워질 것이다. 아픔은 우리를 빈틈없이 깨어있게 하기 때문에 위빠사나 선의 좋은 수행 대상이다.
이 아픔에 주목하기를 통해서도 역시 닙바나의 상태에 도달할 수 있다. 아픔이 사라지면 다시 배의 '일어남' 과 '꺼짐'에 주목한다. 아픔을 참을 수 없게 되어 다리를 바꾸거나 몸을 펴고자 할 때는 가려움에 주목할 때와 같은 요령으로 즉시 바꾸지 않는다. 바꿔놓고 싶은 욕구에 주목하고 아픔에 조금 더 주목한 다음 그래도 바꿔야 갰다면 아주 천천히 모든 움직임에 집중하고 관찰하면서 자세를 바꿔야 한다.
침착하지 못함, 지루함, 졸림, 혐오감, 화, 갈망 등의 여러 가지 정신적 상태들이 좌선 중에 쉽게 일어날수 있다. 이런 상태 가 일어날 때도 역시 먼저 알아채고 주목한 다음 다시 배의 일어남과 꺼짐으로 돌아간다.
좌선을 하는 동안 어떤 빛이나 환상 등이 나타날 수도 있는데 역시 그때도 이 빛이나 상(相)을 '보임''보임' 하면서 주목한 다. 이들 빛이나 상에 너무 오래 주목해서는 안된다. 잠시 주목한 다음 다시 '일어남'과 '꺼짐'에 주목한다.
초보자는 배의 '일어남'과 '꺼짐'에 주목하기를 끈기 있게 해야한다. 끈덕진 노력에도 불구하고'일어남과 '꺼짐'을 관찰할 수 없을 때는 '앉음' 과 '닿음'을 주목할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먼저 '일어남' 과 '꺼짐'에 주목하는 것에 최선을 다해봐 야 한다. '일어남'과 '꺼짐'이 공부의 좋은 재료이고 많은 수행자들이 이것에 집중해서 좋은 결과를 얻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며칠이고 혹은 몇 주 동안이라고 배의 '일어남'과 '꺼짐'에의 집중이 선명해질 때까지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어남''꺼짐'이 분명해지지 않으면, 그때 '앉음'과 '닿음'에 주목할 수 있다. '앉음'에 주목할 때는 바로 앉아 있음을 알아채면 된다. 그냥 똑바로 앉아 있음을 알면 된다. '앉음' 하면서 바른 자세에 주목하고, 그런 다음 오른쪽 엉덩이가 바닥에 닿는 감각에 주목한다.
다시 '앉음', 이어서'닿음'하는데 이번에는 두손이 같이 놓여져 있는 감각에 주목한다. 다시 '앉음'에 주목하고, 이어서 왼쪽 엉덩이의'닿음'에 주목한다. 다시 '앉음', 이어서 '닿음' 하는데 이번에는 두손이 같이 놓여져 있는 감각에 주목한다. 이런 방법으로 세곳에 '닿음'을 하는데 매번 교대로 '앉음'도 같이한다. 즉 '앉음''닿음Ⅰ'앉음''닿음Ⅱ''앉음''닿음Ⅲ"의 방법으로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앉음'과 '닿음'의 주목을 일정하게 빠른 속도로 할 수 있게 되고 '닿음'의 지점에 점점 더 분명하게 마음 집중이 된다
'앉음'과'닿음'에 집중하는 동안 배의 '일어남'과 '꺼짐' 이 분명해지면 다시 '일어남' 과 '꺼짐'의 집중으로 돌아간다.
2. 걷기 선 (行 禪)
걷기 선은 염처경에서 비구들에게 '걸을 때는 걷는 것을 알라' 라고 말씀하신 '몸에 집중하기' 장에 있는 수행법이다. 염처경 21장의 어느 수행 법을 통해서도 지혜의 완성인 아라한과를 얻을 수 있다. 걷기 선은 수행자의 노력(힘) 기능을 자극해서 좌선을 주의 깊고 빈틈없이 하도록 돕는다. 걷기 선이 없는 긴 시간의 좌선은 노력, 또는 힘과의 균형을 잃은 과도한 정신집중이 될 수 있어 나태함이나 졸음이 끼여들 수도 있다. 그래서 집중적인 수행(단기출가) 때는 걷기 선 한시간, 좌선 한 시간씩으로 걷기와 앉기의 균형을 맞춘다.
선원에서는 보통 하루 열 다섯 시간씩 정진을 하는데 걷기선 일곱 시간, 좌선 여덟 시간으로 시간 배정을 한다. 수행자는 물론 그 외의 시간(공양, 목욕, 화장실 사용 등)에도 한 순간도 놓치지 말고 마음 집중을 해야 한다.
걷기 선을 할 장소는 열 다섯에서 스무보 정도 거리의 방안이나 그 밖에 방해받지 않을 조용한 곳이면 좋다.(한적한 공원, 강가 ,바닷가 등이라면 아주 좋은 걷기 선의 좋은 장소가 된다.) 먼저 바로 서서 양손을 앞으로, 또는 뒤로 모아서 서로 맞잡고 눈을 반쯤만 뜬다.(이 때 반쯤 뜨는 것이 어려우면 그냥 평소처럼 뜨고 있어도 상관없다. 그러나 처음엔 어렵더라도 계속 노력하면 곧 익숙해질 것이다) 고개를 약간 숙여도 되지만 너무 숙여서 발이 시야에 들에 오거나, 목이 아프거나 해선 안된다. 걷기를 할 때 의식적으로 발을 너무 높이 들지 않는다. 또 걷기를 하는 동안 이곳 저곳 주위를 둘러봐서도 안된다. 이 수행을 하는 동안만이라도 밖으로 향한 시각을 내면의 세계에 집중 해보자. 걷기 정진을 하는 중에 둘러보고 싶은 생각을 일으키는 요소가 생기면 보고 싶은 생각에 잠시 집중하면 된다.
좌선 전에는 반드시 시간을 안배해서 걷기 선을 해야 한다. 「in this very life」에서는 걷기 선의 효과로 다음과 같이 다섯 가지를 꼽고 있다.
첫째, 먼길을 갈 수 있는 힘을 유지하게 하고,
둘째, 선 자체의 수행을 위한 힘을 얻을 수 있고,
셋째, 좌선과 걷기 선의 균형은 몸을 건강하게 해서 수행의 빠른 진전을 돕고,
넷째, 걷기 선은 소화를 돕는다. 또 새벽잠에서 깨어 바로 좌선을 할 때 생기는 졸음을 피 할 수 있는 좋은 수행법이고,
다섯째, 좌선 전의 걷기 선은 좌선 때의 마음 집중을 더욱 견고하게 한다.
걷기 선은 다음과 같이 여섯 단계로 나누어 수행할 수 있다.
1 단계 - '왼발''오른발'
2 단계 - '들림''놓음'
3 단계 - '들림''나아감''놓음'
4 단계 - '뒤꿈치 들림''들림''나아감''놓음'
5 단계 - '뒤꿈치 들림''들림''나아감''낮아짐''닿음'
6 단계- '뒤꿈치 들림''들림''나아감''낮아짐''닿음''디딤'
3. 서 있기 선 (住 禪)
'서 있음'은 걷기 선을 할 때 주로 하는 수행이다. 즉, 출발하기 전, 또는 다 걷고 멈춰 서서 돌아서기 전에 집중을 한다. ' 서 있음' 에 집중할 때는 서 있는 자세와 함께 바닥에 발바닥이 '닿음'을 번갈아 가면서 주목할 수 있다
그러나 오랫동안 '서있기' 선은 힘이 많이 들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또 무릎관절이 약해지거나 꿈 같은 상태의 삼매에 빠질 수도 있다. 또 서 있는 동안 몸의 흔들림이나, 쓰러질 것만 같은 두려움을 경험했다는 수행자들이 많다. 반면에 '서 있기 ' 선은 졸음이 심하게 올 때 정진을 하기에는 좋은 방법이다. '서 있음'에 마음 집중을 하면서 머리에서 발끝까지 비로 쓸어내리 듯이 집중을 하거나, 가만히 서 있는 동안 일어나는 감각들에 집중 할 수 있다. 또 가끔씩 '일어남'과'꺼짐'에도 집중한다. 통근 길의 전철, 버스에서도 정진을 할 수 있는 방법이다.
4. 누워서 하는 선 (臥 禪)
이 자세는 보통 정진(일과)이 끝나고 잠들기 전에 행하는 것으로, 진지하게 정진을 할 때는 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자세로 아주 주의 깊게, 빈틈없이 잠들지 않고 깨어 있을수 있다면 오랫동안 정진을 해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잠들기 전에 보통의 가벼운 마음 집중으로 정진하다가 잠드는 것이 일반적이다.
눕는 자세는 몸의 오른쪽이 바닥에 닿도록 모로 눕는 것이 좋다. (사자와). 등을 대고 반드시 눕거나, 왼쪽으로 누워서 편하다면 이런 자세도 상관없다. 누울 때의 동작에도 마음 집중을 하고 누운 후에는 '누움' '닿음' (머리, 어깨, 엉덩이, 다리, 발 등)에 주목하고, (복부의)'일어남'과'꺼짐'이 분명하면 여기에 집중한다. 그 외에 일어나는'생각''소리 들림''아픔'등도 좌선 때 와 같은 요령으로 집중한다. 이 정진이 잘되면 수면상태에 드는 것과 잠에서 깨어나는 것을 알 수도 있다.
5. 일상 생활에서 선
염처경에서는 먹고, 씹고, 화장실 다니고, 옷을 입고, 벗고, 말할 때나 침묵을 지킬 때, 앞이나 멀리 볼 때 등 일상에 마음 집중하기의 중요성을 설하고 있다. 생활하면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에 항상 마음집중이 되도록 훈련을 해야한다. 그렇게 될 때 마음집중은 강력해지고, 예민해지고, 생활에 유용해진다. 여기서 '항상'이란 끊임이 없음을, '모든일'이란 융통성을 말한다. 일상의 행동에 마음집중을 적용하지 못하면, 정신적, 육체적 일들의 균형과 통합 같은 마음집중의 효과를 감소시킨다. 일상 생활에서 알아채고, 집중해야 될 일은 아주 많다. 그렇게 하지 못함은 주위에서 일어나고, 영향을 받고 있는 일에 우리가 얼마나 무감각하고, 맹목적인지를 보여주고 있다. 무슨 일을 하면서 선(禪)을 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이것은 수행정진에서 중요한 부분으로 무시되어서는 안된다. 생활하면서 늘 하게 되는 일에 조금씩, 조금씩 마음집중의 영역을 확대시켜 나간 다면 언젠가는 완전한 마음집중의 생활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