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리즈

피크닉

수암11 2008. 6. 1. 10:15

피크닉 


05.03.05 08:55


2월 25일 금요일은 일을 마치고 벨모판으로 내려갔습니다.

저녁을 숙소에서 현지인 여러 사람들과 같이 하게 되었는데, 시청직원이라 합니다.

그 중 시장 비서인 아가씨가 활달한 성격에 취기도 있어서 그런지, 모두에게 볼에 키스하는 식의 인사를 하고 특히 독신자인 직원에게는 각별하게 친근감을 표시하면서, 적극적으로 대쉬를 해 모두들 한바탕 웃었습니다.


토요일은 까요장을 가기도 하고, 낚시도 가고 해서, 조금 무료하게 있었는데, 회사를 설립한 오너가 까요장을 다녀와서는, 더운 날씨에 시원한 곳에 놀러 가자기에 나섰더니, 10여분 가는데, 어떤 오렌지 농장으로 데리고 가는 것이었습니다.

오너의 양아버지 사위네 집이라고 소개를 하는데, 자신의 집인 양 사전 연락도 없이 편하게 출입하는 것이었습니다.

여기 오렌지 농장은 아주 큽니다. 안에는 말도 키우지요.


안쪽으로 제법 차를 몰고 가더니, 시원한 시냇가에 차를 세웠습니다.

반바지로 갈아입고, 물속으로 들어갔는데, 벨리즈에서 처음 보는 아주 깨끗한 물입니다.

허벅지 까지 오는 물인데도 바닥이 훤히 보이고, 바닥에는 다슬기가 지천으로 깔려 있습니다. 한편에는 유려한 석회석 암반위에서 떨어지는 작은 폭포도 있습니다. 한 십만 평이 되는데, 모두 개인 소유이고 몇 년 전에는 우리 돈으로 2억 5천이면 구입할 수 있는 것이라 합니다.


물속은 의외로 추위를 느낄 정도였으며, 동심으로 돌아가 다슬기를 주워 담으면 시원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여기가 일요일인 내일, 직원들과 함께 바비큐 파티를 하는 장소라 합니다.

당초에는 시청직원들과 함께 즐기기로 했었는데, 그들은 아무런 통보 없이 오지 않더군요.

여기 벨리즈 사람들도 약속에 대해 그리 책임의식이 없는 편이더군요.

제가 지금 거쳐하는 오두막을 얻었을 때도 주선한 산림국장이 열쇠를 지닌 주인을 벨모판에서 못 만났다면서, 결국 새 현관 문고리를 사서 달았는데, 한 열흘 뒤에 열쇠라고 가지고 오더군요.

아무튼 계획된 피크닉 덕에, 모처럼 연휴를 즐기게 되었습니다.

고기를 굽는 통은 따로 가지고 가는 것이 아니라 아예 통째로 차에 연결하는 트레일러에 실려 있습니다.

그 덕에 추레라 운전 연습 삼아, 귀갓길에는 제가 운전대를 잡고 연습을 했습니다.


숯불을 피워 땀을 뻘뻘 흘리며 고기를 굽는 당번은 제가 했습니다. 한참 포식을 한 후, 물속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었는데, 벨리즈에서 4년째 터를 닦아온 오너가 제게 이런 농담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권상무” “여기 여자들은 아주 순종적이고 마음 씀씀이가 좋은데, 현지 여자 하나 얻지?

한 달에 벨리즈 달러로 1,500불(한화 75만원)만 주면 아무 소리 않고, 전혀 허물이 되지 않으니 말이요.”

제가 대꾸로 말문을 막았습니다.

“먼저 시범을 보이시면 제가 따라 하지요.“ ^^;;;


같이 간 일행 중에는 벨마라는 현지인 흑인여성비서와 그의 아이들 넷이 있었습니다.

물론 그 아이들에게 저는 먼저 일 달러씩을 줬지요.

그 여성은 벨리즈 국립대학에서 장학금을 받고 다닐 정도로 나름대로는 수재였는데, 애들이 어릴 때부터 애를 키우면서 직장 생활을 하면서 동시에 가장의 역할을 해야 했습니다.

독실한 기독교인인데, 결혼을 잘못했다는 오너의 표현인데, 자세한 내막은 알 길이 없습니다.

여기는 일자리가 거의 없어서 하루를 벌면 대가족들이 며칠 살림을 꾸려 간다고 할 정도로 빈곤층들은 아주 열악한 삶을 살아갑니다.


자밀 말고 다른 인부, 동갑인 안토니 집에 데리러 간적이 있었는데, 애들에게 일불씩 나누어 주는데 십 몇 불이 들었으니, 마침 넉넉히 동전을 준비하고 있었기에 망정이지, 안 받은 애들은 섭섭할 뻔 했습니다. 살림이 어려워 분가가 어려우니 결혼을 하고도 같이 어울려 살며, 가족계획이 없으니 생기는 데로 낳습니다.


길을 가다 보면 어떤 여성은 애들이 대여섯이 보통입니다.

더워서 보통 바깥으로 통하는 통로 쪽에서 애들이 놀고 있기도 한데, 하도 많아서 세어 보기도 하는데, 고만고만한 어린애들이 열 몇이 다반사입니다.


경기도와 강원도 합친 크기의 나라에 인구가 이십만 남짓하니, 그 많은 아이들이 언젠가는 벨리즈의 발전을 위해 큰 자원이 되긴 하겠지만, 육아양육은 모두 여성의 몫입니다.

벨마 같은 경우는 거기다가 가족까지 부양을 해야 하니 더 큰 짐을 지고 있는 편이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그 상황에서 직장이라도 있으니 한편 다행이라 하겠지요.

어쨌든 벨마 아이들은 바비큐와 과일 등을 먹으며 물놀이로 아주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3월 1일 수련 가운데, 황후 생각이 떠오릅니다.

소주천 수련 시 의식으로 끌다보니, 중주에 기감이 남아 있어서 그런가 봅니다.

이생에서 저는 그나마 수련과 인연을 맺었는데, 황후는 그러지 못해서, 오욕칠정에 끄달리며 수십 생에서 얻기 어려운 천재일우의 기회를 포기하고 육신의 굴레 속에 힘든 삶을 살아간다고 하니, 가슴이 미어질듯 합니다. 극심한 연민 속에서 비탄에 젖어 있는데, 마침 현장에서 무전 연락이 와서 상념에서 깨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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