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관련

교통사고 10월 13일

수암11 2006. 10. 14. 15:45
 

교통사고 10월 13일



외출하기 위해 사무실 현관을 나서 모퉁이를 도는데, 뭔가 이상한 상황에 봉착했다.


수 초가량 흘렀을까?


정신을 수습하면서 보니 열리는 1톤 트럭 문에 몸이 부닥친 것이다.


보행 가운데 차량 문에 이르렀을 즈음 운전기사가 문을 열면서 정확하게 팔과 몸통 사이 부분이 부닥뜨린 것이다.


무심히 걷는 가운데서도 다행히 얼굴은 부닥치지 않았는데, 오른쪽 중부혈 일대가 통증이 심하고 역시 같은 방향의 목 뒤 풍지혈 부근 그리고 오른쪽 눈의 통증이 심하다.


트럭 운전기사가 뒤를 확인 않고, 문을 여는 것과 동시에 그 모서리를 직통으로 부닥친 것이다.


당황해서 내린 운전기사가 몸을 부축하면서 어쩔 줄 몰라 했는데, 그 보다도 더 황당한 것은 무심한 상태에서 처음으로 이러한 상황에 처한 나였다.


사태를 파악하기 까지 다소의 시간이 걸렸는데, 어쨌든 바로 뒤편의 화단에 주저앉았다.

병원으로 가서 검사를 해야 되지 않겠냐고 했지만, 사태를 파악하고 나니 별 일이 아닌듯해서 연락처와 차량 번호만 기재 받고 운전기사를 보냈다.


가만 생각해 보니 그 와중에도 얼굴을 부닥치지 않은 것이 참으로 요행이고, 목 뒤가 아픈 것은 순간적으로 얼굴을 보호하기 위해서 목을 급하게 젖히는 과정에 무리가 간 듯하고, 오른쪽 눈알이 아픈 것은 빠르게 젖히다 보니 눈알에 충격이 가해지면서 관성의 법칙으로 빠져 나오려는 여파에 의한 것으로 해석 되었다.


아울러 중부혈을 기준으로 등 뒤쪽 견갑골과 그 아래로 이어지는 근육에도 충격의 여파가 감지되었다.


혹시 모를 후유증으로 기사의 연락처를 받긴 했지만, 별일이 아닌 것 같아서 내일은 걱정할지도 모를 기사에게 안심하라는 전화를 해줘야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이 조금은 황당한 경험이 여러 생각들을 가져오게 한다.


• 세상에 결코 우연은 없다.

• 일어나고 있는 일들은 나름대로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

  일시적인 것이나, 아니면 여러 해에 걸쳐 일어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 테스트다.(적당한 표현이 없어서 붙여봤음^^;;;)

• 본영은 늘 깨어 있다.(요행이나 천우신조가 아니라)


외출은 죽인화미에 가서 어떤 자료를 확인하는 것이었는데, 마침 거기에 오신 도반과 나누는 이야기 가운데, 그 분은 17년간을 어떤 일로 힘겨운 시절을 보냈다는 말씀을 하셨다.


문득 여러 떠오르는 생각 가운데, 17년 동안을 한 가지 일로 어려움 가운데 지냈다면, 그 17년간 보내준 메시지가 있었고 한소식을 얻듯이 이젠 그 메시지를 깨달으시지 않았냐고 여쭈었더니, 그렇다는 말씀을 해주신다.


나야 수초 동안 약간의 황당함과 통증을 보내준 메시지였지만, 그 분은 17년 간 어려움을 통한 메시지를 받으셨으니 얼마나 편하게 받은 것인가?


이 일을 통해 예전에 모문사께서 겪은 일이 생각난다.


오래되어서 제대로 된 기억인지 명확치 않으나 대강의 줄거리는 이러하다.

차량에 발이 끼는 교통사고가 났는데, 좀 고통이 있었지만, 사고를 당한 모문사께서 당황한 탓도 있었겠지만, 풍부한 배려심으로 오히려 운전기사가 걱정하여 연락처나 차량번호도 받아두지 않고서는, 괜찮으니 가시라고 하고는 도장으로 돌아 왔는데, 그 발이 퉁퉁 붙고 난리가 났다.


병원에 가서 사진을 찍어 보니 발의 뼈가 몇 조각이 나서 심각한 부상을 입었으며, 어쨌든 조치를 취한 후, 기부스를 하고 여러 달을 고생하며 지냈다.


물론 간접적으로 들은 이야기지만, 당시 한당 선생님께서 “큰 액땜을 막은 것“ 라는 말씀이 있었다고 들었다.


어쨌든 간에 실무진 월급이래야 지금도 마찬가지로 용돈도 안 되는 것이니 치료비는 말할 것도 없고, 여러 달 생명에 버금가는 소중한 수련을 제대로 못하는데다, 화장실 출입조차 불편한 나날의 연속이었으니 여러 어려움은 말할 것도 없다.


당시 생각이야 안타까우면서도 바라볼 수밖에 없는 처지였으되 그 운전자의 인적사항이라도 적어 두었더라면 그나마 마음고생은 덜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지금에 이르니 또 다른 관점이 보이는 것이다.

물론 모든 사실을 알면서도 짐짓 아닌 체 한다는 것은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다음 날인 이 글을 쓰는 순간도 가슴의 통증은 남아 있다.


내 경우도 좀 더 부상이 심각했거나 하면 다른 생각을 할 여지도 없으리라.

매스컴에서 가짜나 조작교통사고 환자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가 연간 1조 몇 천억 원이 발생되며 그 부담은 모두 정직한 보험가입자들이 안게 된다고 한다.


주위에서도 가벼운 접촉 사고로 얼마간의 금전적 이득을 봤다고 자랑하는 이야기를 들은 바 있으니, 전혀 유혹이 없을 리 없는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우연은 결코 없는 것이다.


여러 상념들이 일지만, 이러한 사실은 누구에게도 강요될 수 없는 것이며, 나 개인의 생각이고, 이러한 생각은 또 다른 계기에 의해 변화될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내게 전하고자 하는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음을 확신한다.


어떤 메시지인가를 알고 싶은 분들께서는 ‘수분각수분득’이니 직접 경험해 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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