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으로 1
벨리즈 현지 시간으로 5월 23일 오전, 벨모판에서 우리는 출발했습니다.
안토니라는 현지 드라이버가 우리를 멕시코 남동단에 위치한 해안도시 체투말까지 태워주기로 했을
뿐 아니라, 같이 일박한 후, 24일 아침 9시, 멕시코시티를 향하는 비행기에 무사히 탑승하는 것을 확
인하는 시각까지 함께 있어주기로 했습니다.
도중에 한국인이 운영한다는 술집 주인 내외가 사는 점심을 먹고, 약 세 시간을 달려 멕시코에 도착했
습니다.
벨리즈 국경을 지나 멕시코와의 경계부에 있는 프리 존이라는 면세점에서 잠시 머물며, 각자의 귀국
선물을 샀습니다.
이 프리 존은 승용차로 돌아다녀야할 만큼 무척 넓은 지역인데, 사전 지식이 없이 갔던 우리는 뙤약볕
아래서 짐 보따리를 들고 다니느라 좀 고생을 했습니다.
멕시코 국경통과는 생각보다 시간도 좀 걸리고, 까다로웠습니다.
그간 여러 번의 출입경험이 있는 안토니 덕에 별일 없이 통과를 하고, 하기야 우리 짐 보따리래야 모
두 옷가지에, 제 경우는 책이 한 보따리 추가된 것이니, 사실 검색으로 트집잡힐 것은 없었지요.
체투말은 생각보다 제법 규모 있는 도시였습니다.
인구 이십 여만의 경기도와 강원도 합친 크기의 벨리즈에서 몇 달을 지내서 그런지 더 그렇게 보였는
지도 모릅니다.
숙소를 정하고, 느끼한 저녁을 먹고, 우리 일행은 벨리즈를 떠난 기쁨을 자축하기 위해 맥주를 한잔하
기로 하고 술집을 찾았습니다.
들어가 보니 중앙에 무대가 있는 술집이었는데, 나중에 스트립댄서들이 나와서 춤을 추는 곳입니다.
멕시코에서는 가는 곳마다, 식당이건, 술집이건, 선인장을 원료로 만든 술인 데킬라의 안주로 사용되
는 소금과 푸른색의 신 레몬이 접시에 담겨져 나옵니다.
우리가 간 술집도 다르지 않았는데, 우리가 마시는 맥주가 3불 50센트라면, 접대부에게 사는 술은 무
려 4배가 넘는 15불 50센트입니다.
현지인들은 맥주 한 병을 앞에다 놓고, 끝날 때까지 홀짝거리게 다반사입니다.
다음 날 체투말 공항에서 짐을 싣는데, 우리의 짐이 많아서인지, 무려 460여 US달러의 추가요금을 더
지불했습니다.
멕시코까지 가는데 추가요금이 그러하니, 나중에 얼마나 더 추가요금을 내야할지 곤혹스러웠지만, 국
내선이고, 작은 규모의 비행기여서 그러려니 자위를 하고 안토니와 헤어져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2시간 소요되는 멕시코 시티공항에 내려 우선 호텔을 잡았습니다.
공항 2층에서 철골로 만들어진 육교를 통해 건너편으로 이어진 호텔인데, 숙박비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나마도 빈방이 없어서 무려 한 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방을 정한 후에 할일은 우선 느끼한 속을 달래는 일로서, 물어물어 결국 한 택시운전수가 아는 한국식
당으로 향했습니다.
편도 2,000페소, US달러로는 20불입니다.
한국음식을 먹고 싶은 욕구로는 우리 돈으로 4만원의 차비도 아깝지 않습니다.
아주 오랜만에 삼겹살과 소주로 포식을 했습니다. 호텔에서 동료들은 그간 어려운 환경 속에서 심신
이 지치고, 긴장이 조금 풀린 탓인지? 두통에다가, 불면증으로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저는 다음날 휴대 짐을 줄이기 위해 이것저것 짐들을 다시 정리하며 아까운 제법 되는 분량의 짐을 버
렸습니다.
멕시코 시티공항에서는 국제선이고 조금 규모 있는 비행기여서인지 무사히 짐이 통과되었습니다.
한 다섯 시간 후에 캐나다의 밴쿠버에 도착을 했고, 여기서는 한국인 통역들이 있어서 쉽게 안내와 수
속들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 초행길인지라, 물어물어 여행사를 통해 숙소를 정하고 2박 3일의 일정을 잡았습니다.
동료들은 현지 시각으로 28일 오전 11시에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힘들다는 이유로 밴쿠버 시내투어
를 사양하고 호텔에서 휴식을 취합니다.
지치긴 지친 모양입니다.
모두 아주 예민해져 있습니다.
참! 벨리즈와 멕시코는 시차가 없습니다만, 멕시코가 서머타임을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멕시코가 한
시간이 빠릅니다.
캐나다의 밴쿠버는 서머타임 제를 실시하고 있지만, 멕시코 보다 2시간이 늦습니다.
벨리즈가 아침 9시 이면, 멕시코는 10시, 캐나다 밴쿠버는 8시 인거지요.
그리고 밴쿠버에서의 특이한 점은 밤이 짧다는 것입니다.
저녁 9시 반인데도 바깥은 환합니다.
그리고 아침 4시 반이면 또 주변이 환합니다.
자다가 일어나면 도무지 시간을 구분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한인들이 운영하는 미주여행사에서 정한 우리 숙소 주변은 대부분 한인들의 상가들이어서 식사는 걱
정이 없습니다.
다음날 아침에 일어난 동료들의 표정 역시 잠을 이루지 못하고 두통과 몸살에 시달린 탓인지 표정이
어둡습니다.
아침 7시에 출발하는 빅토리아 섬 관광을 위해 15인승 밴이 왔고, 우리 말고도 세 일행이 합쳐 모두
12명이 출발을 했습니다.
주로 미국 쪽에서 온 한인관광객들로서, 할머니가 세 분, 8살 난 딸과 동행한 아주머니 한 분, 11살 난
아들과 3살 난 딸, 그리고 여동생인 듯한 아가씨와 아주머니 한 분, 가이드를 제외하고 모두 12명입니
다.
밴쿠버는 깨끗한 인상을 줄 만큼 정돈되어 있고, 숲도 많습니다.
가이드의 설명에 의하면, 도로가 복잡해서 길이나, 다리를 하나 더 건설하려해도 주민들이 반대를 한
다는군요.
물이 깨끗해서 호텔에도 별도의 식수를 따로 주는 게 아니라, 수돗물을 그대로 받아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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