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리즈

농업 축제

수암11 2008. 6. 1. 10:48

농업 축제


05.05.07 08:28


토, 일요일 양일간 벨모판에서 농업축제가 있었습니다.

장소는 까요 방향으로 벨모판을 벗어나는 다리 직전에 넓은 공터가 있습니다.

그 바람에 월요일도 공휴일이 되었습니다.

여기는 일요일에 공휴일이 겹치면 월요일 하루를 더 쉬게 됩니다.

벨리즈 국민들이 이 축제를 구경하기 위해 모여들었습니다.

물론 대부분 가까이 사는 사람들이겠지요.

제 글에 자주 등장하는 벨리즈 시티는 물론 까요에서도 사람들이 모처럼의 구경거리를 놓칠세라 모여들었습니다.

현지인부 자밀과 프란세스는, 원래 장비를 지키는 주일임에도 불구하고, 그 축제를 보기 위해 같이 산을 내려왔습니다.

첫날은 무척 더워서, 구경 갔던 회사동료들이 더위에 정신없이 제대로 구경을 못하고 파김치가 되어 왔습니다.

그날의 실내 온도는 섭씨 34도입니다.

현지인들도 그 더위에는 “핫“이라며, 힘들어 할 정도랍니다.

저는 다음 날인 일요일 오전에 구경을 갔습니다. 다행히 구름이 옅게 끼어 있어서, 크게 덥지는 않았습니다. 사람들이 넓은 공터를 빽빽이 메우고 있었습니다.

공연도 하지만, 곳곳에 틀어놓은 음악이 귀를 시끄럽게 했지만, 분위기를 돋우었습니다.

음식, 옷, 기념품 등 다양한 음식과 물건들을 진열대에 놓고 팔기도 하고, 노점도 많습니다.

간식꺼리로 현지인들이 먹는 음식을 사먹기도 하고, 간단한 기념품도 삽니다.

놀이시설도 이곳저곳에 눈에 띱니다.

저는 3불을 주고 말을 탔습니다. 물론 처음 타다 보니, 마부가 옆에 따라 붙었지요..^^;

 

 농업축제에서 말을 타고.

 

 

 

 

 

주방 아주머니는 새로운 풍물꺼리에 신기해하면서 이곳저곳에서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다른 것보다, 저는 인구가 워낙 적은 벨리즈에서 많은 인파를 볼 수 있다는 것에 신기해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축제에 빼 놓을 수 없는 게 바로 야바위꾼들이지만, 여기에도 이곳저곳에 야바위꾼들이 판을 벌리고 있습니다. 똘똘 말은 종이조각을  뽑는 좌판들이 길 한편에 몰려 있고, 한쪽 구석에는 룰렛의 게임 형식을 빌려 온 주사위놀음이 모여 있습니다. 어떤 판이건 사람들이 모여 돈을 걸고 있고, 수염과 머리가 덥수룩한 중년의 흑인 딜러는 아예 열이 올랐는지, 웃통을 벗어버리고 판을 벌리고 있습니다. 우리네와는 다른지, 아이러니하게 한쪽 켠 에는 남녀 경찰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도박이 불법이 아닌지, 아니면 축제 때는 눈감아 주는 건지 모를 일입니다.

권총이나 장총으로 무장한 경찰들도 여러 명이 순찰을 돌고 있습니다. 검은 복장을 한 이도 있고, 갈색 복장을 한 이도 있는데, 정복을 입은 경찰과는 조금 다른 역할을 맡은 듯했습니다.

총기휴대가 쉬운 나라여서 총기사고를 우려한 듯합니다.

축제 판 안에 아예 파출소가 있으며, 경찰들도 홍보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홍보관 안에는 사용된 흔적이 역력한 총기류, 도검류, 마약 등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벨모판에서 연휴를 즐기는 동안, 댐 공사를 하는 찰리로 안에서 벨리즈 현지인과 과테말라 인부들 사이에 대립이 있었고, 폭동이 일어나, 벨리즈 경비원들이 총을 쏴서 과테말라 인부 한 명은 죽고, 한명은 다쳤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오는 길에 중국 레스토랑에 들러 점심을 먹었습니다.

우리가 자주 먹는 음식으로는 프라이드치킨 라이스라는 게 있습니다.

벨리즈 달러로 5불이니,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2,500원 정도입니다.

6가지 재료로 만든 소스를 발라 12시간 이상 냉장고에서 숙성시킨 닭고기를 밀가루 옷을 입힌 다음, 기름에 튀겨서 나오는데, 일인분은 1/4 조각입니다.

숙성시킨 덕인지, 가슴살조차도 육질이 아주 부드럽습니다.

라이스는 소위 안남미를 색깔을 내기 위해 몇 종류의 야채를 잘게 썰어 볶아낸 볶음밥입니다. 고급 음식점에서는 새우나 몇 종류의 해물을 첨가하기도 합니다.

동료 한사람은 한국에 가면, 치킨라이스 전문점을 내겠다고 벌써 한 중국레스토랑 주인과 친해져 조리법을 배웠습니다. 저도 눈대중으로 보긴 했는데, 아직 알지 못합니다.

소스는 굴 소스와 소금 간, 술등으로 추측됩니다.

한국에서는 용돈의 여유가 적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해볼 만한 업종입니다.


벨리즈 시티 입구에 공동묘지가 있다고 언젠가 말씀드렸지요?

벨리즈를 위해 공헌한 사람들을 기리기 위해 공동묘지를 입구에 만들어 놓았는데, 마블공장의 묘비 석을 설치하는 일을 회사에서 맡아 며칠간 일했습니다.

공동묘지를 지나다 보면, 큰 나무 아래 묘지 위에서 낮잠을 자는 사람들을 볼 수 있는가 하면, 다른 직원이 목격한 바에 의하면, 거기에 여럿이 모여 술을 마시는 광경도 종종 볼 수 있다는 군요.

남의 묘지 위에서 술판을 벌인다거나, 시신 위에서 낮잠을 잔다거나, 우리네 상식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지요.


마블타일공장에서 일하시던 분이 천신만고의 노력 끝에 그만 두고 다음 주에 귀국을 합니다. 여기도 어려운 상황이라 주변 사람들이 조금은 부러워하는 입장입니다.

어제 5월 3일 화요일 한국인 직원 3분이 벨리즈에 도착했습니다.

저는 현장에 있던 관계로 직접 보지는 못했습니다.

한국도 여전히 어려운가? 봅니다.

대신 현장에서 벨리즈의 상징이라는 부리가 아주 크고, 오색 깃털로 이루어진 아주 아름다운 새가 현장 위를 높게 날아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 새를 잡으면, 만 불의 벌금을 내야 하거나, 감옥에 가야하는, 벨리즈에서도 아주 소중히 여기는 우리나라로 치면, 천연기념물인 모양입니다.

도착한 세 분 중 한분은 정비사이고, 두 분은 아직 찾아내지도 않은 화강암 석재광산의 소장과, 개발담당입니다.

이들 중 광산소속으로 온 두 분은 한 분이 인솔하여 방문 차 오거스틴으로 4일 수요일 올라왔습니다.

시추현장 방문 후 오두막으로 저녁을 들기 위해 왔습니다.

제가 평소 보다 넉넉한 분량을 미리 쌀을 씻은 후 전기밥솥을 켜고 갔던 터이라 식사준비는 금방 되었습니다. 여기 전기밥솥이 이상한 건지, 넉넉히 불린 쌀임에도 불구하고, 물은 한국 보다 한참 많이 부어야지 그렇지 않으면 된밥이 됩니다.

어쨌든 오두막에 가장 많은 손님이 식사를 하게 되었는데, 아주 맛있어 하면서 다들 과식을 했습니다.

식사 후에 손님들을 배웅하고, 우리들에게 있어서 풀리지 않는 의문은, 생기지도 않은 광산관계자들을 미리 보낸 부분에 대해 모두 의아해 했습니다.

가치 있는 돌을 찾지 못하면 영원히 생기지도 않을 광산인데 말이지요.


지난주에 이어 금주의 수련도 빠뜨리지 않고 2행공에 복습과 십이경락 2분운기를 하다 보니 두타임 이상은 매일 하는 셈입니다.

날이 덥긴 하지만, 어차피 해야 할 것이라면, 시간아 흘러라! 하고 비지땀을 쏟으면서 의수단전을 하고 있습니다. 몇 달 있으면 수련을 시작한지 만 7년이 되어 가는군요.


제게도 여러 번의 고비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수련을 그만 둔다는 건 상상도 해 보지 않았습니다. 특히 온몸을 적시는 온양이나 귀일법, 그리고 아직 수련해 보지 않은 기화신의 단계가 고비인 경우가 많다는데, 수련 의지를 묻는 내, 외적인 별의별 관문을 다 넘었습니다. 우리 수련이 각자에게 필요한 맞춤 수련이다 보니, 제게 수련 이외의 모든 것으로부터 집착에서 벗어나라는 식의 그 관문들을 통해 부모형제 뿐 아니라 지녔다고 생각되는 모든 것으로부터 떠나도록 강요받았습니다.

솔직히 고백을 하면 뻔한 시험에 극도의 화가 나서 하늘에 욕도 해봤습니다.^^;;;

바로 응징이 온 건지 모르지만, 눈에 실핏줄이 터져서 며칠 간 사람들과 눈을 마주치지 못했습니다..ㅠ.ㅠ

딴에는 자신이 넘쳐 심득을 세상에 펼쳐보리라 하고 시작한 음식점은 첫 경험이었기에 어려운 것이 아니었고, 주변 사람들과의 눈높이를 맞추는 데만도 1년의 세월이 소진되었습니다. 눈높이를 주변과 맞추지 않으면, 장사를 할 수가 없었으니까요! 심신의 어려움은 말할 나위도 없었지만, 수련 시간을 도저히 내기 어려워, 결국에는 자정이 넘은 시간에 도장에 가서 파김치가 된 몸으로 수련은 엄두도 못 내고, 단지 도장이라는 장소에 왔다는 기어코 왔다는 안도감을 안고 쓰러져 자는 것으로 만족해야했던 시절도 있었지요.

벨리즈에서도 몇 번의 고비가 있었고, 2주 이상씩 수련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정상적인 수련을 할 수 있는 지금은 어려운 행공을 할 수 있다는 것도 또 하나의 큰 행복이랍니다.

해외에서 수련하는 분들의 글을 읽으면서, 동병상련의 어려움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벨리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좋은 돌을 찾다.  (0) 2008.06.01
망고  (0) 2008.06.01
이런 일 저런 일  (0) 2008.06.01
분주한 한 주  (0) 2008.06.01
개들의 천국  (0) 2008.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