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을 파괴하며...
05.03.28 01:59
조금 시간이 지나긴 했습니다만, 산루이스에서 작업이 끝나기 전에 불도저를 동원하여 몇 개소 추가 시추작업을 위해 숲을 밀었습니다.
불도저가 나서니 울창한 숲들이 한번 지남으로서 새로운 길이 생겼습니다.
열대 지방의 식물들의 뿌리가 깊지 않아서 인지, 수월하게 넘어 가면서, 이곳저곳이 파 헤쳐졌습니다.
그런데, 첫날 한 시간 정도의 작업 끝에 불도저가 앞에 뽑혀진 나무들에 의해 가려진 시야로 개울에 빠져, 헛바퀴를 돌면서 나오지 못하는 불상사가 발생했습니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중국인 캠프에서 도움을 받아 한참 만에 가까스로 빠져 나왔습니다.
그 불도저 뿐 아니라 그걸 싣고 오는 트레일러도 올 때마다 3번씩이나 내리는 과정에서 비포장도로의 노면에 바닥이 닿아 고생을 했고, 노면도 파헤쳐졌을 뿐 아니라, 불도저의 고장 원인이 되기도 했었지요.
여러 날에 걸쳐, 간신히 수리해서 온 불도저가 그러저러한 이유로, 산루이스에서 옮겨진 오크 본 로드 현장에서도 결국 말썽을 부리는 바람에 돌려보내느라 거의 이 주간을 제대로 작업을 못하고 결국 여기 날짜로 오늘, 3월 25일 중국 캠프에서 불도저를 임대해서 숲에 길을 내는 작업에 들어갔는데, 이 과정에서도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염천에 얼마나 더웠는지, 더위에 대해 아직 마음의 준비가 덜되었는지, 상당히 어려운 작업환경 속에서 이틀 작업을 마쳤는데, 임대한 불도저를 운반해야하는 트레일러 기사의 이틀간에 걸친 근무태만으로 결국 원하던 만큼의 물량 소화 하지도 못했을 뿐더러, 임대한 불도저마저 마지막에 고장이 나서 나중으로 나머지 일들을 미뤄야 했습니다.
이 가운데 마음에 이는 생각 중에 하나는 마운틴 파인리쥐에서 숲을 지키기 위해,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우리의 작업진행을 가로 막는다는 느낌이 들 정도 이었습니다.
정성을 좀 더 들여야겠다는 생각으로 나름대로 시도하려 �지만, 그마저도 외면한다는 느낌을 가졌습니다.
벨리즈 군인들이 마운틴 파인리쥐를 무대로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지프차와 보급차량 및 병력을 실은 군용트럭 여러 날 전부터 분주하게 먼지를 날리며 지나갑니다.
중국인 캠프 건너편에 비어 있던 집 일대를 임시기지로 쓰면서, 앞 잔디밭에도 대형텐트를 치고 입구에는 바리케이드와 초소를 만들었습니다. 남은 잔디밭에도 헬기 2대가 착륙해 있기도 합니다. 집들이 숙소로 부족해서인지,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집 뿐 아니라, 전망대에 전화를 하러 갔더니 거기에 있는 집들도 숙소로 쓰고 있었습니다.
도로를 다니다 보면, 뙤약볕 아래 대략 15명가량의 병력들이 정찰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3월 25일 밤 10시 오거스틴을 밝히던 불이 꺼지고, 더위가 가시지 않아서, 속옷만 걸치고 30분가량 수련했을까? 바로 뒤편에서 인기척이 나면서, 장성한 남자 둘이서 제 창밖에 서더니 소곤댑니다. 저는 조금 떨어진 뒷집에 새로 이사 온 전주공사 팀인 줄 알았습니다.
한참을 소곤대더니 사라집니다. 그리고는 연이어 발자국 소리가 창밖에서 납니다. 그제야 야간 시가지 훈련하는 병력인줄 깨달았습니다.
밝은 달빛으로 인해, 속옷차림에 수련하는 방안의 모습을 보면 오히려 그들이 놀랠까봐 저는 숨을 죽이고 숨어 있어야만 했습니다..ㅠ.ㅠ
커다란 창문이 다 열려 있었고 조금 전까지 불이 켜져 있었지만, 그들은 자신의 임무에만 열중하는 듯 합니다.
잠시 후 침묵을 깨고 함성과 함께 콩 볶는 듯한 공포탄 쏘는 소리가 요란 합니다. 조명탄이 집 바로 위에 여러 발이 터져 달빛마저 밝은데, 사위가 환합니다. 조명탄이 행여 지붕위에라도 떨어져 탈이 라도 나지 않을까 걱정도 됩니다.
방목하는 말들이 놀랐는지, 떼를 지어 힘차게 잔디밭은 뜀박질 하는 모습도 조명탄 아래 보입니다.
한 20분가량 뒤에 상황이 종료되었는지 다시 산골의 적막감으로 되돌아옵니다.
뒤척이면서 오거스틴의 주민을 산개시킨 이유가 훈련장 용도로 쓰기 위한 게 아닐까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날이 무척 덥습니다. 물론 밤에는 시원하지요.
숲을 파헤치면서 차가운 물을 준비하기 어려워, 기온으로 덥혀진 미지근한 물을 마시곤 합니다.
그마져도 드물게 현장에 물이 떨어지면, 갈증을 해소하고자, 직원 한 분은 지저분한 개울물을 손으로 움켜 삼키고도, 탈수증이 생겨, 급히 오거스틴 슈퍼마켓에서 음료수와 생수를 공급해야했습니다.
마을에서 유일한 슈퍼 앞의 쉼터. 야자잎으로 지붕을 씌웠습니다.
저도 웬만한 증상은 탐탁찮게 생각하는 편인데도 불구하고, 탈수증이 생기니 운전감각이 떨어져 운전이 잘 안되더군요..ㅠ.ㅠ
아무튼 땡볕에서 이틀 작업을 해보니, 다른 기능은 휴면상태이고, 일의 목표와 단전만 살아 있었습니다.
근래 혁신적이고도 환경친화적인 다이어트 방법을 찾아내어 실천중입니다.
많은 이들이 경험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사고의 전환이 이루어지지 않아 실용화 되지 않은 듯합니다.
이 방법은 특히 여름에서 가을까지 유용하며, 경제적인 부담이 없습니다.
그 방법은 집안에 모기를 몇 마리 키우는 것입니다.
결코 모기약을 준비해서는 안 됩니다.
모기에 뜯겨 가려울 때면, 물파스를 발라주고 잠을 청합니다.
저도 처음에는 시도하려고 애쓴 건 아니었습니다.
모기약이 떨어져서 한 사흘 그리 잤는데, 다이어트에는 아주 유효합니다.
모기는 먹이를 마음껏 먹을 수 있어서 좋고, 사람은 선잠으로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니 흔한 말로 윈윈 입니다. 제 경우 선플라이에 대한 면역력이 강화되면서, 아침이면 모기가 문 자리의 흔적이 별로 남지 않더군요..^^;;;
참 여기서 여성들이 시중드는 술집을 가봤습니다.
일행들은 몇 번 간 경험이 있는 곳인데, 벨모판에 동료들이 힘에 겨워하는 가운데 휴가를 맞춰 떠난 사람도 있고, 이러저러한 이유로 동료들이 떠난 뒤, 남은 사람들이 적적해하고해서, 빈자리를 위해 저도 어울리게 되었는데, 그 술집은 한국인이 운영하는 곳으로서, 지금은 고장이 났지만, 노래방 기계도 있었다는 곳이더군요.
접대부 여성은 벨리즈 보다 좀 더 가난한 이웃나라 과테말라에서 온 여성들로서, 거의 생계유지를 위해 아이를 키우는 여성들도 있다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