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관련

다향3

수암11 2015. 7. 8. 23:37

다향3

 

 

인간의 감각은 참으로 묘한 존재이다. ‘관능검사‘ 라는 표현이 있듯이 약간은 주관적일 수밖에 없는 기준이다. 오관 모두가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지만 가장 사치스러운 취미 중에 하나가 청각과 관련된 것으로 마니아들에게 있어서 음질은 간과하기 어려운 요소인데 문제는 약간의 높은 퀼리티를 지니는 기본제품의 가격이 기하급수적인 가격편차를 보인다는 것이다. 어떤 마니아들은 대형승용차 가격에 맞먹는 스피커를 내부에 부착하고 다니기도 하는데 일반인들이 도저히 납득하기 쉽지 않다.

 

인간이 볼 수 있는 빛의 파장 범위를 가시광선이라 하고 너머의 선을 자외선이니 적외선이니 따로 분류를 하고 있는데, 다행히도 지구의 자전음을 인간은 들을 수 없을 정도로 크다고 한다.

 

각자가 느끼는 오감은 살아온 환경만큼이나 다른 것이어서 어느 것이 어떠하다는 것은 각자의 몫이다. 같은 대상도 받아들이는 느낌이 다양하다는데 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파고들다 보면 감각기관이 받아들이는 분명한 방향성이 있어서 우선 선택의 기준이 정해지는 것이다.

 

 

차를 마시는데 있어서 다향(茶香)만큼 중요한 요소가 없는 것으로 한동안 생각했었다.

좋은 차를 마시고 목구멍 너머로 전해져 오는 향에 취하노라면 차에 대한 노골적인 추사의 심사(心思)를 이해할 듯하여 시공을 너머 공감을 하곤 했었다.

 

그런데 이 생각을 바꿔 논 계기가 있었다. 도문에 나온 귀한 신차(神茶)를 접할 기회가 더러 있다 보니 이전에 지녔던 생각들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상대적으로 그 밋밋한 맛에 아쉬워 하다가 오히려 그 때문에 좀 더 깊이에 대해 심사숙고할 계기가 되었다. 워낙 귀한 차인데다가 여러 사람들이 같이 즐겨야할 대상이었기에 개인적인 투정에 불과하였던 것이다.

 

물론 처음에는 그간 길들여진 입맛으로 인해 탐탁지 않았다.

도문에 여러 신차(神茶)를 마시고 또 가지런히 진열된 여러 종류의 차를 바라보노라면 조금은 경건해지기까지 한다. 차를 대하는 태도까지 더 달라진 것이다.

 

그냥 기분 탓일까?

차를 마시는 감각이 오감을 넘어가는 것일까?

오감 이 너머의 기운에 젖어드는 경지에 접근하는 것일까?

 

 

이참에 도반에게 얻은 차를 마시며 금황차의 내밀한 맛에 젖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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