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잡기

강진만의 철새, 큰고니

수암11 2014. 2. 16. 19:50

강진만의 철새, 큰고니

 

 

전남 강진만은 남북으로 좁고 길게 발달한 만으로서 완도, 고금도, 신지도를 비롯, 크고 작은 여러 개의 섬에 의해 개방된 남쪽만 입구가 외해에 의해 차단되어 있다.

 

아마도 남북으로 길고 좁게 뻗은 만은 우리나라에서 단연코 강진만이 으뜸일 것이다.

 

외해의 파랑이 미치지 않는 강진만의 특성과 조수간만의 영향만을 받는 지형적 특성으로 인해 강진만은 갯벌이 발달되어 있다.

 

그리고 한반도의 가장 따뜻한 남쪽에 위치함으로 겨울철에는 이곳을 찾는 철새들을 볼 수 있다.

철새들은 큰고니(천연기념물 201호), 기러기, 청둥오리, 물오리 뿐 아니라 다양한 철새들을 주변 수로에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인적이 드물다 보니 주변의 작은 수로에는 인기척이나 차량 엔진에 놀란 다양한 철새들이 황급히 날갯짓을 하며 바로 눈앞에서 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나는 강진만의 철새들을 보자마자 강진이 좋아지기 시작하였으며 또한 빠져들었다.

 

전혀 준비가 안 된 상태였기에 제대로 된 사진을 담을 기회가 없었던 것이 못내 아쉬웠다.

 

특히 아침에 밀려오는 조수를 따라 먹이활동을 하는 큰고니들의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다른 철새도래지들이 워낙 규모가 크고 알려져 있지만 이곳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탓에 길 옆 수로에서 보기 드문 철새들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데, 오히려 덜 알려져 있기에 그런 듯하다.

 

 

   

                                   강진만의 큰고니 떼

  

 

                                    먹이 활동 중

  

 

                                   다른 철새들도 섞여있다.

  

 

                                  사진기도 제대로 준비되지 않았지만 시간적 여유도 없어서 다른 블로그에서 퍼왔다.

(출처: http://blog.daum.net/kapoad/1627)

 

60년 대 초반 삼촌댁에 미군이 잡은 아이 키보다 훨씬 더 큰 거대한 독수리가 처마 밑에 날갯죽지를 늘어뜨리고 걸려 있는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다. 당시는 철새보호라는 개념도 없을 때였다.

 

단지 사냥이라는 취미 때문에 그런 무분별한 남획이 이루어졌고 결국 보호조수니 천연기념물이니 하여 법적으로 제도화하여 보호를 하고 있는 현실이다.

 

 

한편 생각을 해보면 내게 동물에 대한 애정이 어느 정도 자연스러운 면이 있다.

 

학교 앞에서 파는 병아리를 백원 혹은 오백 원 하던 시절, 사와서 큰 닭으로 키운 경험이 여러 번 있었다. 닭들은 모이를 주는 사람에 대한 애정을 잘 기억 못하는 걸 그때 느꼈다. 학교 갔다 왔을 때 닭장에 닭이 없었고 그 날 저녁 식사에 백숙이 올랐는데, 나는 애완 닭을 잡은 엄마에게 원망을 했었고 그 닭고기를 담은 그릇조차 사용하지 않았다. 결혼을 하고서 술김에 길거리에서 파는 병아리를 사와 방에서 키웠는데, 잠실서 분당으로 이사 올 때 결국 데리고 오기 뭣해 이웃에 주고 왔다. 이후에도 여러 종류의 애완동물을 오랫동안 키웠다.

 

가장 인상적인 동물은 70년대 초에 키웠던 매의 한 종류인 새매였다.

 

동네에 시골서 공부하러 올라와 고등학교를 다니며 자취를 하던 친척 형이 새매를 잡았다고 구경을 시켜주고는 원하면 갖다 키워라 하기에 얼른 얻어 가지고 왔다.

고기를 줄 때 솜덩이를 안에 넣어 주고 달아나지 않게 먹이는 포만감이 없도록 주라고 하였는데, 사람이 먹을 고기가 없던 시절이다 보니 먹이로 줄 개구리를 잡으러 많이 다녔다.

유리창 밖으로 뛰쳐 나갈려다가 당황하고 미끄러지는 걸 손으로 잡았는데 날카로운 발톱이 손가락 살을 파고들기도 했다. 여름 저녁 방문을 열어 놓으면 배가 고팠는지 바깥으로 날라서 큼직한 나방을 채 와 먹기도 했다.

 어느 날 개구리 여러 마리를 잡아 의기양양하게 돌아왔더니 굶주림을 이기지 못하고 집을 나가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어릴 적 길렀던 같은 종류의 새매

(출처:

http://cafe.daum.net/orumilove/Egwe/106?docid=nz2r|Egwe|106|20140210024450&srchid=IIMEPJin600#A2776FE3C52F7BE8E35BB8A)

 

 

광양만에서 일할 때 산자락 바로 아래에 있는 하숙집 뒤채에 부엉이 다리가 결박된 상태에서 기둥에 묶여 있었다.

 

작업복을 가지고 부엉이를 감싸고 다리에 묶인 끈을 몰래 간신히 풀어 뒷산에 풀어놓았다. 뒤에 집주인이 누가 약으로 쓸 부엉이를 풀어 놓아 보냈다고 투덜거리는 소리를 들었는데, 여적 그 이야기를 누구한테도 한 적이 없다.

 

 

강진만의 철새가 내게 가져다 준 상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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