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를 말아 먹는 데는 아주 간단한 일에서 시작됩니다.
나라를 말아 먹는 데는 아주 간단한 일에서 시작됩니다.
지난 추석 때 시골을 다녀오면서 두 가지 느낀 바가 있었습니다.
원래 사회 전반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던 터인데 세상이 바뀌면서 마음이 내켜 생각하던 바를 글로 적어 봅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러 주변을 돌아다보는 순간 커피 값이 최소 4천여 원에서 5천여 원으로 적혀 있는 메뉴판을 보게 되었습니다. 경쟁시대이니 누가 얼마를 받고 누가 얼마를 주고 사먹던들 뭐라 할 바는 아니었지만 중요한 것은 고속도로 휴게소는 정부투자기관과 관련이 있는 장소입니다.
10년도 넘었지만 고속도로 휴게소 사업권을 최초로 분양할 때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휴게소 중에 하나는 5년간 보증금이 100억 원이 넘었고 정확하지는 않지만 정부투자기관에서 취하는 수수료도 매출액의 25%가 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당시 제가 알고 있기로는 백화점에서 얻는 매장 임대수수료에 거의 육박하는 수준이었습니다.
물론 자판기 커피나 편의점에서 파는 커피는 이보다도 훨씬 싸서 이들을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투자기관에서 판매되는 일부 커피 값이 같은 구역 내에서 판매되는 커피 값에 비해 터무니없이 높은 것은 다시 한 번 재고의 여지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국가가 앞장서서 소비자가를 올리는데 기여한다면 상당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판국에 국내 경기 활성화를 위해 임시 공휴일을 늘리지만 사상 초유의 해외여행객을 탓할 수만은 없습니다. 제주도 일부 숙박비가 50만원이나 하는데 훨씬 볼거리가 많은 해외여행을 선호하지 그 누가 더 비싼 경비를 들여 국내여행을 가려 하겠습니까?
적어도 국내경기 활성화를 위해서는 최소한 정부투자기관 산하기관에서는 세를 낮추어 국민들의 접근성을 높여야 합니다. 말로만 경기활성화를 부르짖지만 사람들이 지갑을 열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지요.
나라를 말아 먹는 데는 아주 간단한 일에서 시작됩니다.
한 시절 위정자들이 당대 자신의 업적을 나타내기 위해 쉬운 방법으로 부동산경기를 내세웠습니다. 얼마나 부동산 열기가 뜨거웠는지 ‘부동산불패‘라는 용어가 나왔고 우리나라를 팔면 캐나다를 두 개 반이나 살 수 있다는 말이 떠돌아다녔습니다.
거기서만 끝이 나면 문제가 없지만 보이지 않게 더 큰 문제를 잉태하고 있었습니다.
그 생각을 한 지 10수년이 흘렀습니다만 부동산 투기 바람은 아이들의 사교육비와 함께 인구절벽을 만들었습니다. 젊은이들은 집을 구할 능력이 못되어 아이를 낳아도 키울 능력이 되지 못하여 결혼을 미루고 설혹 결혼을 해도 아이를 최소한 낳지 않거나 한명에 그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아무리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라고 권장을 해도 당사자들은 이제 속지 않습니다.
정부에서 가난한 이들을 위해 마련한 임대주택조차 결코 싸지 않습니다. 국민의 세금으로 짓는 임대주택조차 민영주택과의 형펑성 때문에 월세가 싸지 않다면 그것은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이며 인구절벽에서 보듯이 또 다른 문제를 잉태하고 있는 것입니다.
임대 주택 아파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고가의 외제산 자동차의 전시장 같은 모습은 가난한 사람들을 더 망연자실하게 만듭니다.
인구절벽으로 인해 절대적인 소비자가 줄어 앞으로 국내 경기는 해가 갈수록 더 심각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쉽게 생각해서 값싼 해외인력을 받아들이면 된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으나 지금 현재도 드러나듯이 그들은 그들보다 더 어려운 가족을 위해 최소한의 경비로 생활을 하고 본국으로 송금합니다. 그들의 행위가 나쁘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중국의 예에서 보듯이 그 나라의 인구의 수는 국력이자 경제력의 기반입니다. 부동산에 얽매이는 것은 결국 나라를 망치는 일입니다. 과거처럼 국민의 애국심에 호소해야할 때도 아닙니다. 남의 것을 얻으려는 내 것을 내주어야 하는 게 상식이어서 바보가 아닌 담에야 같은 가격에 품질이 좋은 것을 택하기 마련이고 더 관심이 가는 것을 싼 가격을 선택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어서 해외여행을 개탄할 것만은 아닌 것입니다.
국민의 혈세라고 하지만 보는 사람이 임자가 되는 과거 멀쩡한 보도블록을 매년 갈아치우고 쪽지예산이니 하여 눈먼 돈 취급하던 행태는 나라를 망치는 일 중에 하나입니다.
정말로 바깥으로 나도는 해외여행객들을 국내로 끌어들이자면 터무니없이 비싼 비용들을 낮춰야 합니다. 가령 가까운 일본이나 중국 혹은 동남아를 여행해도 크게 비싸다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우리나라가 비싸다는 느낌은 상대적으로 다른 곳에서 지불하는 것과 비교되기 때문입니다. 그런 이미지는 관광객들에게 좋지 못한 이미지를 심어 주어 재방문하는 기회를 줄어들게 만듭니다. 마치 단숨에 투자금을 회수하려는 심리와도 같고 소비자들은 아무리 감추어 놓아도 찾아냅니다. 국제적으로나 국내의 대기업들은 박리다매를 택하거나 아니면 양질의 제품으로 승부하여 제값을 받고 파는 것이나 이미지를 중요하게 취급하는 것을 모토로 삼는 것이 돈이 남아돌아서가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소비자를 묶어 둘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차라리 스토리텔링이 있는 관광 상품을 개발하고 합리적인 가격을 받는 것이 서로에게 바람직한 일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