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관련

순수한 영혼을 지닌 도반에게

수암11 2016. 8. 26. 05:21

순수한 영혼을 지닌 도반에게

 

어린아이는 모두 순수합니다.

그런데 어린아이의 순수함을 훼손시킬 때 생겨나는 질병이 있습니다. 아토피와 천식은 어린아이의 순수함을 훼손시키는 바람에 생기는 질병입니다. 부모의 서양의학의 과도한 신봉이 불러오는 결과로써 부모의 과보호라는 잘못이 아이에게 투영되어 나타난 것이 아토피인데 부모들은 아이 탓만 하지 있지요.

 

그런데 어린아이들 말고도 나이를 먹어서도 순수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특히 우리 수련을 하는 이 가운데에는 순수한 품성을 지닌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그야말로 날 때부터 갖추고 태어난 기질과 성품이라는 의미로 천품(天稟)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합니다.

대개 현실 속에서 순수한 사람들의 특징은 마치 아토피를 앓는 아이처럼 그야말로 적응하지 못해 허우적거리는 모습과 이리저리 치이는 가운데 자존감이 없이 살아가는 모습처럼 비춰집니다.

하지만 순수라는 덕목은 타고나지 않으면 스스로 세우고 다듬기에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덕목입니다. 그래서 천품으로 감히 장담하는 것입니다.

순수한 사람들은 마치 이 세상과 무관한 존재처럼 보이기도 하고 소위 경쟁력이라고는 거의 없는 사람들입니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 중에는 의외로 순수한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원래 자존감이 낮아서가 아니라 진실로 어리석은 주변사람들에게서 강요당한 결과입니다.

 

자존감에 대해 사람들이 오해하는 부분으로 자존감은 남에게 비춰지고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는 의식이 팽배해있습니다. 그래서 항상 남의 눈을 의식하고 남과의 비교를 통해 스스로의 자존감을 찾으려 합니다.

자존감은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조금씩 찾게 되지만 원래 자존감은 그런 목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존감이 하늘을 찌를 듯 높은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그 사람의 착각일 뿐입니다. 그것은 자신의 콤플렉스에 대한 반작용의 발로일 뿐 자존감이 아닙니다. 남의 눈을 의식하기 때문에 마치 자존감인 것처럼 포장되어 있는 것인데 물론 이것이 꼭 나쁘다는 것만은 아닙니다. 단지 본질에서 멀어지게 되는 요인으로 작용될 수도 있습니다.

 

인간의 속성상 어쩔 수 없는 것이기는 하지만 자존감은 남과의 비교대상이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남들보다 좋은 옷, 좋은 음식, 좋은 환경을 가졌을 때 그에 상응하는 자존감이 뒤따른다고 믿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요소들이 전혀 무관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런 요소들은 예컨대 여성의 얼굴에서 과도한 화장발일 뿐입니다. 물론 여성의 화장을 비하하고자 하는 의도는 전혀 아닙니다. 꾸밀 수는 있지만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단적으로 말하자면 모두를 기만하고 스스로 안도하는 것입니다.

진면목을 가리고 있어서 꾸밀 수는 있지만 일시적으로 자신은 위안을 얻고 또는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단적으로 말하자면 포장된 겉치레인 것입니다.

 

사실 순수는 신명심에서 그 어느 것보다도 상위 레벨에 속하는 덕목입니다. 순수는 타고 나지 않는 이상 지니기도 어렵고 유지하기도 어렵습니다. 대체로 순수한 사람들은 세파에 시달리면서 자존감이 무척 낮아지게 됩니다. 하얀 화선지가 주변에 의해 쉽게 물드는 것과도 같이 스스로를 돌아볼 겨를이 없는 것입니다.

 

모름지기 수련하는 학인은 자신의 소중한 덕목을 간과하여 쓸모없는 것이라고 치부해서는 결코 안 됩니다. 특히 순수라는 덕목은 상위레벨의 증거임을 깨닫고 훼손하려거나 훼손해서도 안 됩니다. 오히려 얻기 어려운 덕목으로 알고 자긍심을 가져야 합니다.

 

도반께서도 잘 아는 몇 분은 순수한 기질로 인해 주변으로부터 여러 심각하고도 힘든 과정을 겪었습니다. 하지만 주변을 탓하지 않고 내면을 깊이 파고든 결과 본 자리를 찾아 우뚝 선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자존감은 겸손처럼 스스로 낮출수록 도리어 남들이 인정을 해주고 내세울수록 사람들에게서 외면당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