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관련

상념

수암11 2015. 10. 31. 20:11

 상념



 손가락을 다쳐 쉬는 동안 여러 일들이 일어났다.



그 가운데 몇 번의 고비가 있었고 그 고비는 내면을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된다.



가장 큰 변화는 죽음이라는 대명제가 고비를 겪는 동안에 명제에서 과정이라는 인식으로 바뀐 것이다.



당시 쓴 글들은 모두가 죽음을 의식하거나 죽음 너머의 세계를 그리고 있었고 주변의 소중하지만 간과하고 있는 부분과 관련된 것들이다.

내 삶 속에 언제나 하찮게 여겼던 많은 부분들이 사실이 중요한 의미가 있다는 사실도 안 시기이다. 정말 보잘것없다고 생각했던 극히 사소한 부분들이 의미를 보여주며 반짝이고 있었다. 더불어 내 주변에 한 사람 한 사람 소중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는 사실도 새삼 깨닫는다.



별반 관심이 없는 분야에서도 조금만 눈을 돌리면 나를 위한 메시지가 기다리고 있었다.



항상 어려운 상황을 대비한 안배가 도처에 숨겨져 봉인의 해제를 기다리고 있는 줄 알게 되면서 죽음 너머의 세계를 인식하게 된다.



힘들고 벅찬 일련의 일들은 여러 생에 걸쳐 안배된 것으로써 결코 죽음이 단절시키지 않는다는 것도 깨달았다.



더불어 죽음이라는 과정을 통하지 않고서는 나와 주변이 진화의 정점으로 가기 어렵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어느 누구에게가 힘들고 고통스러운 일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일이 스스로가 자신을 위해 오래 전에 안배한 일들이라면 전혀 다른 입장으로 받아드려질 것이다.



스스로가 만든 스스로에게 전하는 복선의 메시지를 읽어 내야 한다.



이 과정을 거치면 개인적인 일들이 상위개념들과도 관련이 되어 있어서 이해하지 못하던 세상의 일들을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된다.



불비타인(不比他人)이라는 표현처럼 극복해야할 대상은 남이 아니라 스스로인 것을 알게 되며 돌아보아야 하는 것도 자신임을 알게 된다.



가장 소중한 사람은 바로 가까이 있는 주변 사람이며 그 사람과의 인연은 우연이 아니라 이미 그 이전 생으로부터 안배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근래에 특히 여성과의 소통에 대해 거듭 언급한 것은 자신과 가장 가까운 관계에 있는 처의 소중함을 간접적으로 강조하고자 했던 때문이다. 가장 가깝고도 소중한 사람의 연결고리를 이어가다 보면 결국 자신에게로 돌아오며 동일한 자신이 상위개념에 놓여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스스로 관찰자가 되어 자신을 바라보는 것이다.


대개의 사람들은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으며 그런 고민은 부지불식간에 어떤 식으로든 표출되게 된다. 타인의 미묘한 표출에도 쉽게 감정이 쉽게 휩쓸리는 것을 보면 폐 기운이 떨어진 것인지 아니면 감정이입이 잘 되는 기질로 바뀐 것인지 명확하지 않으나 그냥 그런 시기로 치부하고 싶다.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에서 너무 진중하면 그도 분위기를 해칠 우려가 없지 않다. 그래서 적당한 선에서 이제 바뀌도록 노력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