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끼계곡
이끼계곡
분당 살던 시절 바로 옆집에 살던 형님뻘 되는 분이 연락이 왔다. 어디 놀러갔다 오자는 것이었다. 밀양 호박골을 언급하는데 거리가 제법 되는 듯해서 좀 더 가까운 곳을 고심하던 중에 등산을 즐기는 와이프에게 자문을 구했다. 두말없이 이끼계곡을 추천해 주었다. 얼마전 이끼계곡을 보고 너무 경치에 혹해 카톡으로 풍경사진을 찍어 보내준 게 있었는데, 사진이 작아서 그렇지 아주 근사한 광경이긴 했다. 개방 된지 얼마 되지 않은 지역이어서 사람들에게 그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그야말로 비경이란다.
이끼폭포
출처: http://blog.daum.net/_blog/BlogTypeView.do?blogid=0KjNR&articleno=4885194
삼척시 도계읍 무건리 138-3에 소재하는 주)동보산업을 끼고 지나간다.
동보산업은 가행중인 석회석광산(?)으로 상류는 상수원보호구역이다. 광산개발로 인해 오염가능성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이 된 것은 광산의 역사가 오래되었기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훌륭한 상수원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우리가 갔을 때에는 출입을 통제하여 들어갈 수 없었다. 오후 4시경 도착을 했는데 우리 이외에 대형버스를 타고 온 팀과 승용차로 탐방한 두어 팀이 있었으나 모두 입구에서 얼쩡거리다가 말았다. 주차 후 산행시간은 왕복 3시간 소요되는 거리로 편의시설은 전혀 없으며 아마도 안전문제로 개방과 폐쇄를 반복하는 듯하다. 퇴적암지역으로 수질이 좋지는 않을 듯하나 오염원이 없으니 일급수로 상용이 가능하리라 생각된다.
출입이 통제되니 도리 없어 발길을 돌려 부근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한다.
이끼계곡
출처: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okoksa&logNo=220449327890
수도권에서 강원도를 행선지를 정할 경우에는 동해안을 빠뜨릴 수 없어서 사실 삼척을 경유하면서 추암(촛대바위)과 해수욕장을 거쳤다. 늙수그레한 남자 둘이니 쓱쓱 보고 지나치니 별반 시간이 걸릴 것도 없다 없는 사진은 인터넷에서 퍼오면 되니 아쉬워 할 것도 없다.
추암(촛대바위) 출처: http://chdkstks.tistory.com/284
단지 길바닥에서 방황하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어느 경로를 이용할 것인가는 매우 중요하다. 삼척의 환선굴이 유명하지만 우리는 짧은 강원도의 해를 우려해서 부근의 덕풍계곡으로 차를 돌렸다.
강원도 일대를 워낙 이곳저곳 다닐 일이 많았던 나도 덕풍계곡은 처음이었으며 주변 지역 모두 초행길이다.
의외로 시간이 지체되어 덕풍계곡에 도착을 하니 캄캄한 밤이다. 민박을 할까하여 물었더니 슈퍼 이층에 방이 있는데 일박에 팔만 원씩 한다. 차라리 태백 시내에서 자는 게 나을 듯해서 차를 돌려 이동 중에 큼직한 휴게소가 보인다. 혹시나 해서 물어 봤더니 6만원에 잘 수 있었다. 삼겹살에 소주 한잔을 걸치고 불콰하니 잠이 들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 덕풍계곡을 찾았다. 계곡 입구에서 바리케이드를 치고 통제하는 듯하였으나 그냥 통과. 이런 지역에서는 대부분 주차료나 청소비 등을 받는데 민박이나 식당을 이용하려 한다고 하면 주차비를 받지 않는다. 이 방법을 주왕산 국립공원에서 써먹어서 무려 5,000원을 절감하였다. 덕풍계곡도 한없이 거슬러 올라가면 가옥도 산재해 있고 민박집이나 펜션도 적지 않다. 바리케이드가 쳐진 차량통제 마지막 지점까지 이동 후에 우리는 차에서 내려 도보로 트레킹을 시작했다.
덕풍계곡 안내도
덕풍계곡1
덕풍계곡2
결정질 편마암으로 이루어진 담색의 계곡바닥은 비교적 깨끗해서 손으로 그냥 물을 떠 마셨다. 중류 위에는 암회색의 세일암괴가 계곡을 베우고 있기도 하다.
별도의 등산로가 없지만 등산객을 위해 계단이나 난간, ㄱ형강이나 ㄷ꺽쇠를 이용한 발판과 손잡이 로프가 도처에 설치되어 있다.
용소1
용소2
용소 옆으로 잡고 이동할 수 있는 로프가 설치되어 있으며 작은 폭포가 흐르고 있다.
우리는 왕복 2시간가량 트레킹을 하다가 돌아왔는데, 어떤 일행은 계곡을 가로질러 오기도 하고 가로질러 가는 같은 코스를 반복해서 가지 않는 산행을 하고 있었다. 이 덕풍계곡은 TV프로그램에서도 소개된 바가 있어서 의외로 사람들이 즐겨 찾는 지역인데, 가족들과 같이 즐길 수 있는 캠핑장이나 펜션 등이 산재하고 사람들은 물가에 텐트를 치고 노는 모습도 보여 추천할만한 피서지이다.
덕풍계곡을 내려오니 아직 점심때가 되지 아니하였는데, 갈 곳도 마뜩치 않았다. 그래서 내친김에 청송 주왕산을 가기로 했다. 주왕산은 고향에서 가깝지만 대학시절 친구들과 어울려 한번 찾아본 적이 있었다. 당시에 우연히 버스에서 만난 4명의 부산아가씨들과 의기투합하여 친목계 모임을 만들어 두 달에 한 번씩 부산과 대구를 몰려다닌 적이 있었다. 4:4로 만났지만 각기 짝이 있는 게 아니라 서로 짝이 맞지 아니하여 떼거리로 몰려다니곤 했다. 물론 나와 가까이 지내는 그쪽의 리더도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늘씬하고 잘 생겼다. 하지만 전체적인 모양새를 생각해서 다가가지 않았다. 그 중 아가씨 한명은 가수 김상진의 여동생이었는데, 한 친구를 유독 좋아했지만 모두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몰랐다. 한번은 홀로 대구를 찾아왔는데, 같이 어울리기는 했지만 그 아가씨에게 여관방을 잡아 주고 모두 일찍 집으로 돌아가서 미안하기도 한편 이래도 괜찮은 건지 우려스럽기도 했다. 부산에 놀러가서는 아는 친구의 테니스장의 숙소에 터를 잡고 보름 이사 저녁마다 만나 부산 이곳저곳을 돌아다닌 기억이 새롭다. 한 친구는 광안리 해수욕장에서 발을 다쳐 꿰맸는데. 보행이 어려워서 아가씨 등에 업혀 여기저기를 돌아다니기도 했다. 그런데 어떤 이유인지 모르나 흐지부지 끝나고 종내는 소식을 모르게 되었다. 연애경험이 없던 시절이라 하나같이 좋기는 한데 어쩔 줄 몰라 헤매던 시절이었다.
삼척에서 청송 주왕산을 향했는데, 마뜩한 식당이 보이지 않아서 결국 주왕산에 도착을 하고 점심을 먹으니 대략 3시 가까이 되었다. 입구 주차장에서 엄청 비싼 주차비를 유구하기 때문에 필히 민박이나 식당에 식사를 하러 간다고 이야기 하여야 주차비를 절감할 수 있다. 비록 지저분하기는 했지만 매표소 입구와 붙은 허름한 여관은 평일이어서인지 숙박비가 30,000원밖에 하지 않았다.
주왕산 대전사
주왕산 급수대: 하단에 유문암의 주상절리가 보임.
용추협곡1
용추협곡2
용추협곡 측면
용추폭포: 삼십여 년 전 모습과는 좀 달라진 느낌이다.
용추폭포 상류의 선녀탕
용연폭포
용연폭포 2단
숙소로 돌아와서 저녁을 먹고 있는데 결혼한 조카에게서 연락이 왔다. 아이를 데리고 찾아오겠단다. 부모의 반대로 어렵게 결혼한 터이라 응락하고 잠시 만나 회포를 풀고 헤어졌다.부모의 반대로 모든 일가친척이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하였다. 부모 대신 동생인 내가 혼주로서 참석을 하였다. 이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할 것이다.
주산지 가을 풍경
주산지는 다음날 우리가 갔을 때에는 워낙 가물어 물이 바닥을 보이고 있다. 좌측 하단에 보이는 150여년이나 묵은 왕버들 30여 그루가 이 물이 차면 잠긴다. 서비스로 인터넷에서 찾은 물안개 서린 가을 주산지 경치를 올린다.
달기폭포
달기폭포는 달기약수탕 가는 길 도중에 안내판을 보고 찾아 간 곳이다. 초입에 산림감시원이 있으나 차량이동이 가능하다. 진입로는 폭이 비교적 협소한 비포장도로로서 도중에 차량을 만나면 피할 곳이 없으므로 잘 살피면서 이동해야 한다. 대부분 구간이 울창한 수목터널이 이루어져 있어서 비경에 온 듯한 색다른 느낌을 받는다. 비교적 진입 구간이 길어 차량 이동이 아니면 곤란하다. 인적이 비교적 드문 곳으로 우리가 왔다가는 동안 한 대의 차량도 접근이 없었다.
귀경길에 예천하회마을에 들렀다. 여기는 언젠가 영국여왕이 머물렀던 이후로 유명해진 곳인데 이제는 거의 관광지로 바뀌어 별다른 느낌은 없다. 예전에는 한옥집에서 숙박도 하고 하였지만 사실 한옥집이 불편하기 짝이 없다. 더구나 주차비에 입장료에 무엇을 구경하기 위해 힘들여 가야 하는지 아쉽다.
도중에 삼강주막에 들러 점심식사를 하고 산굽이 물굽이 도는 회룡포로 떠난다.
삼강주막
뱃사공 외상장부
회룡포 뿅뿅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