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관련

회건술(回健術)

수암11 2015. 3. 27. 10:21

회건술(回健術)

 

 

회건술은 신체의 건강을 회복시켜주는 도인술이다.

그런데 회건술에 대한 구체적이고도 시시콜콜한 설명이 크게 필요가 없었겠지만 무심코 하다 보니 보다 효과적인 동작에서 다소 멀어지는 듯 하여 몇 자 적는다.

좌식수련을 하고나면 기혈이 한동안 적체되어 가장말단부의 기혈순환을 위해 손발에 직접적인 자극을 우선 주는 것이다.

그런데 제대로 된 좌식을 취하게 되면 가장 많이 부하를 받는 곳이 바로 명문부위이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회음을 바닥에 닿게 하여 허리를 곧추세우면 척추 기립근이 긴장되면서 명문에 절로 힘이 들어가며 뻐근해진다. 그래서 회건술의 많은 동작들은 다리를 번갈아 들어 올린다거나 상체를 좌우로 틀면서 허리부위에 적절한 자극을 통해 이 부위를 풀어주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석문단전이라고 표현을 하는데 이는 경혈상 단전의 위치이며 실제 단전은 석문에서 명문 쪽으로 대략 1/3지점 안쪽에 있다. 이 지점은 다음 그림 북선법 행공 12번 자세를 취할 때 양 다리와 뒤로 젖힌 상체가 균형을 이룰 때 힘이 맺히는 지점이 바로 단전이다. 이 지점을 좀 더 명확히 알려면 북선법 행공 12번 자세에서 다리를 조금만 더 벌리고 상체를 뒤로 조금 더 젖히게 되면 세 방향의 힘이 밸런스를 이루는 아랫배 한 지점(그림 참조)을 의식할 수 있는데, 이 지점이 바로 단전이다. 물론 이 지점을 의식한다고 하여도 참고사항일 뿐이지 실제로 정확한 지점을 인식하기란 쉽지 않으며 석문혈을 통해서 단전을 찾아 가는 것이 정석이다.

그런데 이러한 동작은 행동동작에서도 찾아 볼 수 있는데 바로 세선법 7, 8번과 진은법 10, 11번이다. 진은법 10, 11번은 제대로 된 동작을 취하고 대부분 2분을 버티기 쉽지 않다. 하지만 원래 동작대로 행하게 되면 단전을 의식하기가 무척 쉽다.

 

 

   이런 동작들은 의외로 다른 형태의 동작들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외발로 서서 한쪽 다리를 앞으로 뻗고 상체를 뒤로 약간 젖히면 아랫배에 힘이 맺히는 한 지점을 느낄 수 있는데, 양 발을 번갈아 시도를 해보면 역시 마찬가지로 단전에 느낌을 찾을 수 있다. 택견에서 ‘능청’동작은 서서 하는 한 발을 앞으로 내딛으면서 뱃심을 내미는 동작인데 마찬가지로 단전의 느낌을 찾을 수 있다.

무심코 행해지지만 회건술에는 이 동작들이 다양한 자세로 아주 많다. 다만 서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앉거나 엎드린 상태에서 행해지는 것이다. 회건술 5, 6, 7, 10, 12, 13번 동작이 모두 해당된다.(여기서 붙이는 회건술의 번호는 《석문도법》 맨 후미에 나오는 동작에 붙인 그림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다)

 

 

북선법 12번 동작은 서서 뱃심을 내미는 동작이라 할 수 있지만 7번과 12번 동작은 앉아서 한다. 7번 동작은 무릎을 고정시키고 12번은 골반을 고정시킨 상태에서 상체를 좌우로 틀어 주는 것이다. 따라서 복부의 동선이 최대한이 되도록 해줘야 하고 뱃심이 나올 수 있도록 행해져야 복부와 허리자극에 효과적이다. 앞서 골반을 많이 사용하는 운동을 하여 직접 배를 부드럽게 풀어주는 동작이 호흡에 큰 도움이 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따라서 이 동작에서 복부의 동선이 가급적 최대한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응당 허리에도 동시에 적절한 자극이 가해진다. 회건술 5, 6, 10, 13번 동작은 엎드려하는 동작들로서 뱃심을 내미는 것이 아니라 상체와 하체를 벌어지게 함으로서 같은 효과를 얻는 것이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것은 이때 구심점이 되는 단전을 축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먼저 엎드린 자세에서 상체와 하체를 동시에 들어 준다는 5번의 설명은 잘못된 것이다. 최초로 회건술에 대해 설명한 책은 1996년에 발행한 《한당선생의 석문호흡법》(264쪽)이다. 여기에서 이 동작에 대한 설명은 숨을 들이마심과 동시에 고개를 바로 하여 하늘을 향해 뻗고, 발은 뒤꿈치가 엉덩이 꼬리뼈 중심에 닿을 정도로 당긴다.(5회)‘고 언급되어 있다. 상체와 하체를 동시에 들어 주게 되면 구심점이 없어서 전혀 다른 느낌을 받는다. 일종의 도인법으로 무슨 차이가 있겠느냐고 반문할지 모르겠지만 두 동작을 번갈아 해보면 확연히 알 수 있다. 대부분의 회건술 동작은 손발을 직접 자극하는 동작 이외에는 모두 단전을 의식하도록 행해지게 되어 있다. 그래서 11번 동작에서도 이전까지 수련했던 내외기(內外氣)의 효능을 갈무리 하는 동작이라는 설명이 첨부되어 있다.

 

 

그리고 6, 10, 13번 동작에서는 뒤쪽으로 뻗는 발이 무릎을 굽혀서는 그 효과가 훨씬 떨어진다. 종아리 아랫부분의 무게가 허리까지 전달이 되고 자극을 주려면 무릎을 펴야 하는 것이다. 다리를 높이 드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 무릎을 굽히지 않고 다리를 펴서 북선법 12번 자세와 같이 상체와 하체가 뒤로 젖혀져 복부가 단전을 중심으로 최대한 팽창하여 명문 부위가 활처럼 휘어지는 자세가 이상적이다. 그래서 6번 자세에서는 두 주먹을 포개 인당에 대는 것이고, 10번 자세에서는 고개를 살짝 들어줘야 한다. 13번 자세에서 상체를 앞으로 내밀면서 뒷다리를 뻗어 몸을 활처럼 휘게 하는 자세도 단지 엎드려서 행하는 자세일 뿐 북선법 12번과 같은 동작의 연장선에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회건술 7번과 12번 동작도 앉아서 행하지만 북선법 12번과 같은 연장선에 있으며 이 자세들은 복부의 동선을 늘려 복부를 풀어주는 역할 뿐 아니라 무릎이 굽혀지지 않고 쭉 뻗혀진 다리의 무게가 골반을 통해 허리를 자극함으로써 적극적으로 풀어주는 역할을 한다.

 

 

행공이나 회건술을 무심코 풀어나가다 보면 인간의 상상력으로는 도저히 다가갈 수 없는 부분을 접하고 경외심마저 느낀다. 그럴 때에는 논리적으로 풀어야 하는 건지 의구심이 들고 인간의 창조원리가 배태된 동작을 통해 인간 이상의 존재에 대한 섭리를 깨닫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씩 봉인의 변죽을 건드리는 것은 선배제현들의 시도가 없지 않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