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놀이 현상
맥놀이 현상
똑같은 괘종시계를 한 10개쯤 벽에 걸어 놓고
시계추를 제각기 흔들어 가게 해보자.
며칠 쯤 지나게 되면 신기하게도
10개의 시계추는 마치 누가 지휘를 하는 듯이
똑같이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다.
똑같이 조율된 두대의 바이얼린 중,
한 바이얼린의 G선을 활로 그어 소리를 내면,
다른 바이얼린의 G선이 스스로 진동하며 소리를 낸다.
캘리포니아 해안에서 채취한 '굴'을 상자 속에 담아
한국에 가져와서 캄캄한 실험실에서 관찰해보자.
굴은 처음에는 한국 땅임에도 불구하고,
캘리포니아의 밀물, 썰물에 맞추어 입을 벌리다가,
얼마 후에는 마치 한국 해변에라도 와 있는 듯이
한국의 밀물, 썰물 시간에 맞추어 입을 여닫는다.
이러한 현상을 물리학적으로는 '공명현상'이라고 한다.
재밌는 것은,
이러한 물리현상이 인간의 정신계에도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때때로 우리는 마음의 공명을 체험하면서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마음이 이끌리는 대로 어딘가를 향해 가다 보면,
같은 이유로 이끌려 온 친구들을 그 곳에서 만날 수 있다.
우리에게 우연으로 보이는 그런 인연들이야말로,
어쩌면 영혼의 공명에 의해 이루어진 필연적 인과율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본다.
한편으로는,
완전공명에 이르기 위한 교감의 과정에서
수많은 간섭현상을 거쳐야 한다는 점도 유의해야 할 일이다.
특히, 상쇄간섭으로 인한 파절의 위치에서는
두 진동자의 관계는 결코 파국의 제로가 아니라 차이점의 발견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따라서 맥놀이의 소리를 귀담아 들으면,
진정으로 순수한 상대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된다.
만일 우리가 모두 맥놀이를 들을 수 있다면
비록 완전공명이 아닐지라도 서로를 이해하고, 마음을 나누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알게 될 것이다.
오는 봄에는
좀처럼 맥놀이를 듣지 못했던 바늘구멍만한 내 귀를 털어내며
올 한해는,
귀를 활짝 열어젖히는 일에서 출발해야겠다.
<출처>http://blog.naver.com/mam_zang/60008903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