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잡기

범상치 않은 서원리

수암11 2009. 12. 22. 16:32

범상치 않은 서원리


서원리는 의외로 범상치 않은 마을입니다.

현장을 하루에도 여러 번 바삐 왕복하면서 문득 눈에 들어오는 정경에  마음의 안식을 얻곤 합니다.



 

 

길이 끝난듯하지만 또 어디론가 이어집니다. 앞에는 큰 산이 가로막고 있습니다.


 

 



언덕길을 오르다 보면 큰 산이 가로막는 일은 흔하지만 이런 평지에서 가로막힌 큰 산을 만난다는 것은 흔치 않습니다. 험한 산이 가로막고 있는데도 포장길이 있다는 것은 또 어디 론가의 길이 이어진다는 것을 의미 하지요. 그리고 그 길옆에는 항상 강이 혹은 개천이 나란히 합니다.


천지개벽이 일어나고 처음에는 강도 길도 없었습니다. 비가 오고 그 내린 비가 낮은 곳으로 혹은 물이 없는 곳으로 흘러가면서 작은 수로를 만듭니다.

상선약수上善若水, 최상의 선은 물과 같다. 도덕경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불 끝에는 재라도 남지만, 물(홍수)끝에는 흔적도 없다는 물의 두 양면성입니다.

비가 내리는 정도에 대해 강우강도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30년이면 30년, 백년이면 백년 만에 한번 꼴로 오는 심한 폭우를 말하며 이런 기준을 가지고 하수나 제방 설계에 사용합니다. 온난화가 계속되면서 이러한 기준도 깨어지는 추세지요.


강원도 일부 지역에 가면 하안단구가 있습니다.

언덕위에 둥근 강자갈이 쌓여있는 것입니다. 지질학자들은 약 일만 년 전에 쌓여진 것이라 하여 홍적층이라고 합니다. 만 년 전에 거대한 홍수가 덮쳤다는 것이지요. 이러한 흔적은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데, 어쩌면 좀 더 이후 인 ‘노아의 홍수‘ 흔적일수도 있습니다.

거센 계곡물은 그 안에 많은 퇴적물을 운반 시키는데, 그 흐름 안에서 돌들이 부딪혀 모난 부분을 둥글게 만듭니다. 그들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 제주도 일부 계곡부에는 집채만 한 주상절리들이 홍수 때 분리, 이동된 것들을 볼 수 있습니다.

장가계나 인도네시아 정글에서 나타나는 협곡과 절벽은 강우강도가 높은 아열대지역에서 일시적으로 쏟아진 강우가 급류를 이루면서 거대한 물과 그 안에 포함된 돌들의 흐름이 그리 만든 것입니다.

인도네시아 정글에서 비가 제법 오면 천둥치는 듯한 소리가 들리는데 그때는 높은 곳으로 황급히 피신해야 한다는 현지인들의 이야기는 오랜 경험에서 나온 것이지요.

강원도의 하안단구는 노아의 홍수 같은 거대한 물의 흐름 가운데 둥근 강자갈이 급속히 물이 빠지는 가운데, 높은 지역에 잔류된 것이라 할 수 만약에 또 그런 거대한 홍수가 생긴다면 도처에 하안단구가 생겨날 것입니다.


서원게곡 바닥의 유려한 곡선을 그리는 암반은 역시 물속의 돌들이 부닥치며 만들어진 것입니다.

 

 

개천 바닥에는 기암들이 삭박작용에도 살아남아 있습니다.


 

 

돌이 굴러서 만들어진 작은 연못형태가 아니라 서원계곡에는 하천의 삭박에 의해 만들어진 천연적인 암반이 만든 작은 연못이 보입니다.


 

 

작은 연못 위에는 순수한 암반으로 이루어진 천연돌다리도 있습니다.


 

 

가까이서 본 돌다리입니다. 물은 아주 맑습니다.


 

 

좀 더 상류로 올라가면 노두가 풍부해지고 작은 절벽들이 보입니다.

이 노두는 삭박작용을 덜 받아 거친 면을 보여줍니다.

 

 

보다 상류인 황해2교 건너편 개울에는 작은 절벽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11월 하순에 버들개지에 계절을 잊은 꽃망울이 피어 있습니다.

 

 

서원계곡 하류로 내려가면 친수식물군들이 마치 습지를 방불케 합니다.


 

 

서원계곡을 덮은 친수식물들. 마치 습지를 연상케 합니다.


 

 

하천이 아니라 늪처럼 보입니다.

 

 

지는 해 초겨울의 산그늘이 을씨년스럽습니다.


 

 

앙상한 가로수와 안개 자욱한 11월24일 새벽도로입니다.


 

 

보은 장안 동학취회지라는 알림 간판이 세워져 있습니다.


 

 

서원리 소나무입니다. 인근의 정이품송과 관련이 있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아래에 있습니다.


 

 

서원리 소나무에 대한 안내문입니다.


 

 

삼가저수지 전경은 속리산 너구리편에서 소개 드렸습니다.


 

 

마을 도중에 충북알프스로 향하는 안내표지판이 있습니다.



삼가저수지를 끼고 한참을 가다보면 구병아름마을이 나타납니다. 입구에는 제법 오래된 송림이 있습니다. 안쪽에는 산악인들을 위한 산장들이 즐비합니다. 귀한 송로로 만든 것인지 송로주라는 큰 팻말도 있습니다.

 

 

구병아름마을 초입의 송림입니다.


 

 

여기서도 충북알프스 접근이 가능한가 봅니다.

 

 

구병아름마을 옆의 기암절벽입니다.


 

 

한쪽에는 그림 같은 집들이 있습니다.

 

여기 싣지는 못했지만, 99칸선병국가옥도 도로변에 있습니다.

 

작은 계곡을 끼고 아기자기하거나 웅장한 모습들이 감춰져 있는 서원리는 역시 범상치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