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째 주
3월 3째 주
05.03.19 02:54
날이 점점 더워지기 시작 합니다.
현장에서 시간을 보내노라면, 따가운 햇살에 땀으로 옷이 흠씬 젖을 정도입니다.
이제 산루이스에서의 시추작업을 마치고 북쪽으로 대략 10여 마일 떨어진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산루이스 지역은 두 달 가량 조사하던 지역으로 입에 배일 정도로 정이 들었던 지역입니다. 여기서의 성과는 물론 빈약합니다.
산루이스 노두.
시추현장에서.
제가 소속된 한국 파트너인 다른 오너가 지난 주 금요일 왔습니다.
저를 보더니 좀 마르긴 했지만, 더 건강한 모습이라는데, 더위 타면서 빈둥거리는 게 겉으로 다 드러나나 봅니다..^^;;;
모처럼 거울을 보니 얼굴은 새까맣게 타서 건강한 모습이고, 볼이 좀 들어간 게 조금 야위어 제가 봐도 사과 같은 예전 얼굴이 아닙니다..^^;
배만 조금 줄이면 청년 시절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겠습니다만, 주방장의 솜씨 때문에 소식이 쉽지 않습니다..ㅠ.ㅠ
지금 석재조사를 포함하여 다른 부분까지 제법 투자가 되었고, 석재조사는 서울이나 벨리즈오너의 지대한 관심사로서 조금 부담을 느끼기도 합니다.(예의 상^^;;;)
저로서도 노력 끝에 나름대로 많은 자료를 얻었지만, 파인리쥐 화강암 100Km²의 면적 안에 여러 단층들이 지나면서, 내부의 암질에 수많은 절리를 만들었기에 좋은 석재를 찾기 어렵습니다.
관련된 분들의 실망이 클까봐 차마 말을 하지 못했는데, 여기에 처음 고백하자면, 남은 조사에 두 달 가량을 보내고 나면, 보따리를 싸야 할런지도 모릅니다.
또 모르죠. 그 전에 더 빨리 최종 판정이 내려질 수도 있고, 또 다른 빌미로 좀 더 남아 있게 될는지도 모르고, 아니면 제가 벨리즈란 나라에 다른 중요한 역할이 있어서 오게 된 것으로, 또 다른 계기를 맞이하게 될는지는 아직은 없는 며느리도 모를꺼예요..^___^;
지난주는 보고서 때문에 조금 바빴습니다.
전기도 제대로 들어오지 않고, 인터넷도 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25일까지 영문 보고서를 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영문 보고서를 쓸 줄 모른다는 게 아니라, 자료가 터무니없이 부족할 뿐 아니라, 성과가 없음에도 보고서는 나와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금요일 아침부터 벨모판 숙소로 가서 보고서를 시작하여, 없는 성과를 포장하기 시작하였으며, 일요일 오후에 국문 보고서를 완성하여, 서울회사에 메일을 보내고 영문으로 작성하여 보내 달라고 일을 마쳤습니다. 결국 휴일을 꼼짝 않고 보냈지요.
그러는 바람에 외출도 못하고 바쁜 주말을 보냈습니다.
컴퓨터에 앉아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가끔 인터넷 접속을 했는데, 메일도 황후에게 졸라 받은 메일 밖에 없고, 자주 가는 사이트에 가도 읽을 글도 거의 없어서 고독한 주말을 보냈습니다..흑..
다만 한 가지 수확이 있다면, 아는 분의 웹하드에서 음악을 잔뜩 다운 받아와, 글을 쓰는 지금 즐겨 듣고 있습니다.
지구의 반대편, 한국과는 15시간의 차이가 나는, 벨리즈에서도 아주 외진 산골 오두막에 제가 즐겨듣는 국악과 국악가요를 들을 수 있다니 저는 행운아입니다.
시간이 나면, 좋아 하는 곡을 선택해서 오랜만에 현무 연습을 해볼까 하는 생각중입니다.
제가 지니고 있는 자료에 벨리즈의 기후에 관한 글들이 다음과 같이 소개되어 있군요.
여름의 최대 온도는 대체로 결코 96(35.5℃) 화씨온도를 초과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겨울 최저 기온들은 좀처럼, 심지어 밤에도 60(15℃)화씨온도 아래로 내려가지 않습니다.
[℃=(℉+40)/1.8-40]
바닷물 온도는 75(23.8℃) 화씨온도와 84(28.8℃) 화씨온도사이에 변화합니다.
일 년에 걸친 강우량은 북쪽에 50(1270mm) 인치들에서 남쪽에 170(4318mm) 인치들까지 변화합니다. 비록 보통 우기가 6월과 8월 그리고 건기가 2월과 5월 사이일지라도, 전체적인 날씨의 변화는 과거를 돌이켜 보건데 예보들을 다소 쓸모없게 하고 있습니다.
10월 말에, 기상은 냉각기로 됩니다. 그리고 11월에서 2월까지, 산발적인 소나기와 함께 좋은 날씨가 계속되며. 평균 습도는 85퍼센트입니다.
말은 이렇지만 엄청 덥습니다.
그리고 이런 류의 글들은 번역프로그램이나, 인터넷 번역기를 이용한 듯 한 문구입니다.
지난 주말에 서울 파트너인 오너가 와서 그간의 여러 문제들을 양자 간에 논의 하면서, 우리의 일정이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끝이 날 뻔 했습니다.
심각한 대립이 있었고, 아직 결론은 나지 않았습니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사무실로 직행해서, 토, 일 양 이틀간에 걸쳐 점심도 먹지 않은 상황에서 마라톤협상을 했지만 최종 결정을 남겨 놓고 있습니다.
임직원들도 그간 어려움에 대해 어떠한 변화든 원하는 분위기입니다.
어느 누구든 한쪽이 터무니없음을 알고 있지만, 그리 내색을 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서울 오너가 현장에 각별한 관심을 지녀서, 우리 오두막에 오는 바람에 제 침대를 비워 주었습니다.
자다가 새벽 한 시 반경 잠이 깨었는데, 마침 같이 잠이 깨어 바깥으로 나가, 밤하늘에 총총히 박힌 별을 바라보면서 오랫동안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4시 경에야 다시 잠을 청했습니다.
다음 주는 4일간 연휴여서, 카리브 연안의 휴양지인 섬으로 놀러갈까 했는데, 이런 분위기로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뇌리 속을 떠나지 않는 것 중에 하나는, 기연으로 벨리즈에 오게 되었는데, 여기 온 제 역할이 확연히 드러나지 않아 조금은 아쉽습니다. 수련 가운데나, 평시에 절로 화두로 잡고 있게 되는데, 그냥 스쳐가는 삶 중 하나만은 아닌 듯하고, 이미 주변에 다가와 있음이 분명 한데, 아직은 열심히 찾는 중입니다.
그 와중에서도 제게 가장 고무적인 소식 가운데 하나는, 한 달 반 만에 간신히 십이경락 마지막 관문인 좌측 간경락을 끝내고 우측으로 넘어간 일입니다. 그간 절제한 음주 덕을 보는가 싶습니다. 전신주천 점검이 이제 이 주에 한 번씩 이루어진다니 조금 아쉽긴 하지만, 착실히 단계를 밟고 넘어 가는 장점도 있으니 조금 신경을 써야할 듯 하긴 한데 이 번 주는 만만치 않습니다.
다만 소득이 있다면, 독실한 크리스찬인 서울 오너와 나눈 성경 구절과 관련된 대부분의 내용들이 우리 수련과 결코 다르지 않다는 것과, 대화를 통해 여러 심득들이 이전에 느꼈던 부분들이 좀 더 세밀히 와 닿는 점입니다.
벨모판에 새로 오신 주방에서 일하는 아주머니가 온 덕에 한국의 여러 음식들을 맛보는 즐거움이 늘었습니다. 한국서도 자주 먹기 힘든 닭죽이라든가, 육개장 등, 다양한 음식들을 맛보게 됩니다. 장성한 딸들에게 인터넷 전화로서 소식은 전하지만, 딸에게 보내는 메일은 제게 부탁을 합니다. 혹시 아주머니 따님 분이 이 글을 읽을 기회가 있을까봐서, 아주머니에 대한 내용을 늘리더라도 양해 바랍니다.^^;;;
어쨌든 국제 새우 잡이 배에서 잘 적응 하는 모습을 보니 기분은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