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2
카지노2
05.03.12 04:09
3월 5일 토요일 오후 사람들이 저마다 밀린 일을 보거나, 낚시를 가거나, 까요 쇼핑을 가고 난 후, 이제 본격적으로 수련을 할까 생각 중이었는데, 혼자 무료히 있는 것처럼 보였는지, 오너가 아무도 없는 것을 보고는 바람 쐬러 가자기에 따라 나섭니다.
예전 벨리즈의 수도, 벨리즈 시티 쪽을 향하는데, 그간 기회가 없어서 저로서는 초행길입니다.
1931년 카리브 연안을 휩쓸던 파괴적인 허리케인이, 벨리즈 시티의 동해안에 산재되어 있는 환상의 산호초와 산호초 열도를 뚫고 케러비안 베이를 넘어 벨리즈 시티를 습격했습니다.
해안 도시 벨리즈 시티는 침수되고 쑥밭이 되었습니다. 얼마나 참혹했는지, 수십 년이 지난 후 벨리즈는 수도를 깊숙한 내륙, 벨모판으로 옮깁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래 전의 기억을 잊고 아직 벨리즈 시티에 남아 있습니다.
미국 대사관의 신축공사가 벨모판에서 지금 시작되었습니다.
이것을 계기로 벨모판에서도 좀 더 변화가 있을 듯합니다.
차량으로 한 시간 가량 소요되는데, 입구에 이르니 들은 바 있는 묘지가 장관입니다.
벨리즈에서는 벨리즈를 건국을 위해 노력한 망자들을 기리기 위해서인지? 도시 입구에다가 묘역을 조성해 놓았습니다.
묘지는 관에 넣은 상태에서, 땅을 파지 않고, 바닥에 시멘트로 고른 뒤에 블록을 쌓고 미장을 한 다음에 페인트로 색을 칠해 놓았습니다. 대부분 조악하지만 콘크리트로 십자가로 장식도 하고 있습니다.
도심 입구를 지나면서 시신들 사이를 지난다고 생각하니, 우리네 관습으로는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아는 사람을 찾는지 이리저리 차를 모는데, 주말이어서인지, 가는 곳마다 찾는 이들이 보이지 않는다며 카지노에 있지 않을까 하며 결국 벨리즈에서 제일 큰 호텔에다 차를 세웠습니다.
카지노로 들어가는데, 입구에서 잠시 검색을 하고 입장했는데, 영화에서의 화려한 모습과는 다소 다른 느낌입니다.
마치 슬롯머신 같은 기계들이 잔뜩 있고, 블랙잭 하는 곳에 한두 명, 룰렛 하는 쪽에 여러 사람들이 앉아 있으며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찾는 사람들이 안 보인다며, 오너는 잠시 블랙잭을 하더니 신통치 않은지, 룰렛으로 자리를 옮겨 불과 10여 분만에 미화로 천여 불을 따더니 가자합니다.
물론 저는 별반 흥미를 느끼지 못하기도 했지만, 아는 게 없어서 하지 않았지요.
차 안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지금 몸을 담고 있는 회사 오너는 예전 제주도에서 카지노를 경영했었더랬지요.
이야기 가운데, 룰렛은 돈을 딸 확률이 1/36, 블랙잭은 11%, 바카라는 48%라 합니다.
벨리즈에는 초기에 이 호텔에만 카지노가 있었는데, 터키인이 국제입찰에서 낙찰을 받은 후, 지금은 네 곳으로 늘었답니다. 바카라는 돈을 딸 확률이 높아서 설치를 하지 않았다며 그런 상술에 대해 조금 못마땅해 하는데, 이 분도 원래는 여기서 현재하고 있는 사업을 위해서 온 게 아니라, 우리가 간 카지노 국제입찰에 응찰하기 위해 왔다가 인연이 되어 현재 5년째 사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일반 사람들이 룰렛을 할 경우 1/36의 확률 밖에 되지 않지만, 카지노를 경영한 사람들이 룰렛을 하면 그 확률이 1/6로 커진다는군요.
그 이유를 묻자, 확률적으로 자주 나오는 번호를 알기 때문이라며, 그 비밀은 어느 나라건 카지노오너 혼자만 알고 있을 뿐 결코 식구를 포함해서 누구에게도 발설하지 않는다 합니다. 왜냐하면 한번 새어 나가면 종국에는 모든 이들에게 퍼질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세계의 모든 카지노에 막대한 피해가 가게 되면서, 이미 알고 있는 확률을 어떻게든 바꾸게 되기 때문에 그런 불문율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 비밀을 알았습니다.
벨모판으로 오는 길에 시간이 여유가 있어서 까요에 있는 카지노에 또 들렀거든요.
돈을 거는 숫자판을 모두 외웠지요..^___^;
오는 도중에 벨리즈에 있는 신호등을 처음 보고는 신기해했습니다.
실제 까요의 카지노는 베팅액수가 그리 크지 않은데, 오너는 벨리즈 달러로 200불을 바꿔 한꺼번에 숫자 여기저기에 칩을 겁니다. 까요 카지노로서는 좀 긴장되는 손님인가 봅니다.
두어 번 소강상태가 지속되더니, 돈을 마구 따기 시작합니다. 한 판 씩 터질 때마다 매니저는 수화기를 들고 보고를 하더군요.
결국 여자딜러를 교체합니다.
참 딜러는 여성들이 하는데, 어디건 어찌 그리 짧은 치마를 입었는지, 속어로 똥꼬 치마라는 표현이 적절하다는 생각이 일더군요.^^;
새로 바뀐 딜러는 조금 나아 역투를 하더니 결국 소강상태로 판을 끝냈습니다. 오너가 까요 카지노에서도 미화 1,100불을 땄지요.
오너가 막판에 돈을 걸면서 제게 환전을 부탁했는데, 카지노에서는 미국 달러로 계산하는 걸 모르고 덜 받고 가려는 걸 경비가 불러 다시 받아 가는 해프닝이 있었습니다. 환전 창구에 있던 여성고객 두 분이 프레젠트 하면서 웃던 기억이 납니다. 숙련 노동자들의 월 급여가 1,200불 남짓한데, 그네들 돈으로 무려 1,000불을 받지 않고 갔으니, 이상할 만도 했겠지요.
차안에서 계산을 해보니 오늘 하루, 벨리즈 달러로 3,400불을 짧은 시간 내에 땄더군요. 직원들에게 카지노에 다녀왔다는 발설을 하지 말라며, 입막음 쪼로 저도 300불을 받았습니다..^___^; 그리고 저녁은 직원들과 같이 벨모판의 중국 호텔 내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회식을 했습니다. 직원들에게는 엉뚱한 핑계로 돈이 생겼다며 둘러대면서, 담뱃값으로 얼마씩의 돈이 전해졌습니다.
차안에서 들은 얘기인데, 터키인이 카지노를 인수한 후, 홀로 있으니 무료한 탓에 가끔 카지노를 드나들었는데, 한번은 2만 5천 불을 잃은 적이 있답니다. 카지노로서는 아주 특별한 고객이 된 거지요. 내색을 않고 한 달 정도 경과한 후에, 다시 카지노를 갔는데, 아주 환대를 하더랍니다. 그 날 아예 작정을 하고 돈을 땄는데, 무려 미국달러로 13만 불을 땄더랍니다. 카지노에서는 그 날 그날 수익의 일정 분을 터키로 송금하다 보니. 사흘 동안 찾아가서 나누어 받은 기억을 듣고는 한바탕 웃었습니다.
그 날도 오면서 까요 카지노의 주말 헛장사를 시킨 게 너무 심하지 않느냐며 한참 웃었습니다.
프로 도박사들에게 있어 불문율의 하나는, 결코 한 장소에서 많은 돈을 따지 않는다는 것이고, 너무 자주 오지 않는다는 것도 들었습니다. 그걸 어길 경우 어디서건 환대 받지 못하기 때문이지요.
자! 이제 룰렛의 비밀을 말씀 드려야 하나요?
말씀을 드리는 건 문제가 아닌데, 세계 카지노 계에 핵폭탄이 터지는 계기가 되기 때문에, 저도 선뜻 말씀을 드리긴 그렇군요.
다만 핵심 한 숫자만 말씀 드리면, 30번호 대 중간 숫자입니다. 이것을 토대로 연구를 하면 최소한 당초 확률의 2배 내지 3배로 올릴 수 있습니다. 경험이 있는 분들은 금방 알아차리지요. 처음 접한 저도 알 수 있었으니까요.
룰렛은 일 달러를 걸었을 때, 맞추면 36배의 배당이 생깁니다.
하지만 제가 그렇게 시도할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돈을 딴다는 확신은 있지만…….
참! 벨모판 숙소에 밥을 해 주는 아주머니가 토요일 왔습니다.
예전 보다는 좀 더 나은 환경이 될 듯 합니다만, 적응이 처음 권유 받을 당시의 느낌과 현지 적응과는 상당히 괴리가 있으리라 생각되어 집니다.
누구에게 얻은 정보인지 18℃ 라는 말만 되뇌면서 땀을 흘리며 일하는데, 조금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그리고 숙소에 인터넷 전화가 이상이 생기는 바람에 당분간 집에 연락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드디어 본격적인 국제 새우 잡이 배에 탄 신세가 되는 건지? ㅠ.ㅠ
간경락을 계속 운기하다 보니, 명현반응인지? 예전에 줄 창 술을 마시면 팔뚝이나 배에 생기던 뾰루지가 지금은 마시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팔뚝 안쪽에 생깁니다. 조금은 반가운 명현입니다.